"엄마도 따라갈게"...故이지한 모친, 눈물의 편지로 아들 애도 [종합]
[TV리포트=김영재 기자] 배우 고(故) 이지한의 모친이 아들의 SNS에 절절한 사자곡(思子曲)을 남겼다.
11일 고인의 모친은 이지한 개인 인스타그램에 "지한아 엄마야. 혹시 지한이가 이 글을 어디에선가 읽을 수 있을지도 몰라서 이렇게 편지를 남겨.. 다시는 이런 일이 그 어떤 누구에게도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구나....."라고 말문을 열었다.
고인은 지난달 29일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사망했다. 당시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 주말을 즐기러 10만여 명의 인파가 몰렸고, 이때 한 좁은 골목에 인파가 과도하게 몰리면서 대형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이어 이지한이 참사 전 촬영 중이었던 MBC '꼭두의 계절'을 언급한 모친은 "드디어 너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때가 되어 방영을 앞두고 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니. 너무 어이없구 황당해서 지금도 믿을수가없구나. 네 사진을 머리맡에 두고 네 핸드폰을 껴안고 잠이 들때 엄마는 뜨는 해가 무서워 심장이 벌렁벌렁거려"라고 전했다.
그리고는 "발인때 너를 사랑하는 수백명의 지인들과 친구들과 형들을 보니 우리지하니가 이렇게 잘 살고있었구나라는 생각에 더 억장이 무너지구 삶의 의미를 더이상 찾기가 싫어지드라"라며, "나두 죽는법을 찾을까? 죽지 못하면 모든걸 정리해서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 쳐박혀 숨도 크게 쉬지말구 살아야겠다는 생각이들어. 아침에 해가뜨는게 무섭구 배가 너무고파. 내입으로 혹시 밥이라도 들어가면 어쩌지 라는생각에 내입을 꿰매버리고싶은 심정이야"라는 말로 주변의 걱정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이지한 모친은 "경찰차와 오토바이가 너의 관을 실은 리무진을 에스코트할때 이걸 고마워해야하나? 아님 이런 에스코트를 이태원그골목에 해쥤으면 죽을때 에스코트는 안받았을텐데라는 억울함이 들었어"라는 말로 사고 관계자를 향한 분노를 드러냈다.
모친은 "하느님 저를 대신 데려가고 우리 지하니를 돌려주세요... 제발 부탁입니다"라며, "아들아 편하게 고통없이 그곳에서 잘 지내고있으렴. 엄마도 따라갈테니까......"라는 말로 편지의 끝을 맺었다.
지난 2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서 이지한 모친은 이태원 참사 유실물 보관 센터에서 아들의 신발을 가지고 나오다 "어떡하냐. 한덕수 국무총리 아들이 112에 전화했으면 수백 명의 경찰들이 동원됐을 거다. 왜 일반 사람들이 전화한다고 112가 무시하냐"고 외쳤다. 또 "(이지한이) 병원을 돌아다니다가 시체로 왔다. 그래서 내가 인공호흡을 했는데 안 일어난다. (우리 아들) 너무 예쁘다. 내 보물"이라며 오열했다.
아울러 해당 편지는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검 추진 범국민 서명 운동 발대식에서도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 위원에 의해 낭독됐다. 고민정 위원은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시는 이지한 씨의 어머니께서 편지를 보내주셨다. 한 글자도 가감 없이 여러분께 읽어 드리겠다"며 편지를 읽었다.
1998년생인 이지한은 지난 2017년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참가해 얼굴을 알렸고, 최근 MBC 새 금토드라마 '꼭두의 계절'로 첫 지상파 출연을 앞둔 상태였다.
소속사 935엔터테인먼트 측은 "935엔터테인먼트의 소중한 가족 이지한 배우가 하늘의 별이 되어 우리 곁을 떠나게 되었다"고 지난달 30일 공식입장을 전했다. 함께 '꼭두의 계절'을 촬영한 배우 임수향은 지난 1일 SNS 계정에 "지한아 좋은 곳에 가서 더 행복하게 지내야 해"라며 "동료를 먼저 떠나보내게 돼 마음이 너무 아프지만, 니가 그곳에서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누나가 우리 팀 모두가 너를 생각하며 네 몫까지 더 열심히 할게"라고 적었다.
지난 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명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김영재 기자 oct10sept@tvreport.co.kr/사진=이지한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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