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래퍼 칸예 ‘손절’한 이 기업…예상 피해액이 무려 [위클리 기사단]
칸예, 포브스 억만장자 리스트서 이름 삭제
아디다스 올 4분기 약 3500억원 피해 예상
내년 분위기 반전 도모할 신임 CEO 물색 중
꿈만 같았던 이들의 밀월은 하루아침에 일장춘몽이 됐습니다. 갈등은 칸예가 아디다스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칸예는 아디다스가 본인의 아이디어를 훔쳤고, 제품 디자인 및 생산 등 과정에서 자신을 배제시켰다며 더 많은 권한과 개런티를 요구했습니다. 아디다스는 결국 최근 논란이 된 칸예의 유대인 혐오 발언을 문제삼으며 그와의 계약을 전격 해지했습니다. 승승장구했던 칸예의 순자산은 한때 15억달러(약 2조1300억원)로 추산됐지만, 아디다스와의 계약 해지 이후 그의 재산은 4억달러(약 5670억원)로 3분의 1 토막이 났습니다. 그의 이름이 억만장자 리스트에서 제외된 것은 덤입니다.
칸예와의 계약 해지라는 결단은 아디다스에게도 분명 큰 타격입니다. 지난 2013년부터 이어져 온 칸예와의 관계는 아디다스의 지위를 나이키의 경쟁 상대로 급부상시키는 일등공신 역할을 했습니다. 아디다스는 2016년 이례적으로 “칸예와의 협업은 ‘스포츠 브랜드와 비(非) 스포츠 선수 간 가장 영향력 있는 파트너십”이라고 선전하며 칸예를 치켜세웠습니다. 그러나 칸예의 돌발행동이 이어지며 둘의 관계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칸예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을 조롱하기 위한 백인우월주의 단체 큐클럭스클랜(KKK)의 ’백인 생명도 소중하다(White Lives Matter)‘ 티셔츠를 입고 공개 석상에 섰습니다. 반(反) 유대인 발언도 서슴지 않은 칸예는 최근에는 “내가 어떤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도 아디다스는 나를 버릴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예상과 달리 아디다스는 ’계약 해지‘라는 칼을 빼들었습니다.
칸예를 떠나보낸 아디다스가 내년부터 어떤 성공 전략을 펼칠지 시장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아디다스는 캐스퍼 롤스테드 현 최고경영자(CEO)의 뒤를 이을 새로운 수장을 내년에 영입할 계획입니다. 롤스테드 CEO는 취임 즉시 전자상거래 사업 분야에 적극 투자해 아디다스의 수익을 늘렸고, 독일의 한 잡지는 그를 ’2019년 올해의 CEO‘로 선정했습니다. 그러나 아디다스 내부에서는 자사의 대표 제품인 스니커즈와 의류 부문에 신선함을 불어넣을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왔습니다. 아디다스 대주주이기도 한 데카 인베스트먼트의 잉고 스피치 펀드매니저는 “CEO는 창의적 활동을 위해 자사 직원들이 무엇을 하는지 항상 관심을 갖고 더 잘 알아야 한다”며 “그러나 롤스테드는 이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다”라고 전했습니다.
블룸버그는 롤스테드 CEO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떠오르는 인물로 에릭 리트케 전 아디다스 글로벌 브랜드 총책임자가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리트케 전 총책임자는 아디다스 일부 신발 및 의류 제품에 재활용 해양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친환경 아이디어를 냈으며 칸예, 비욘세, 퍼렐 윌리엄스 등 스타들과의 협업에서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 밖에도 경쟁 스포츠웨어 브랜드 푸마의 비요른 굴덴 CEO가 거론되지만, 경쟁이 심한 스포츠웨어 시장 특성상 라이벌사의 CEO를 영입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시장은 리트케 전 총책임자의 등판에 힘을 싣는 모양새입니다. 투자회사 코웬의 존 커넌 애널리스트는 “아디다스는 창의력으로 무장했던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야 한다”며 “에릭 리트케가 지휘할 때의 아디다스가 그랬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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