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갈길' 문유강 "앞으로도 치열하고 충실하게"
-종영 소감은.
"대본으로 위로받았던 순간들이 많았던 작품이다. 체감적으로는 정말 빠르게 흘러간 느낌이었다. 방송을 보면서 촬영했던 순간들이 떠오르더라. 시원섭섭했다."
-굉장히 어려졌더라.
"감독님이 '어떻게든 좀 어려 보이게 해 봐라'라고 해서 부단히 노력했다. 처음 만났을 때 머리카락이 긴 상태였다. 검은색 가죽재킷을 입고 갔었는데 감독님이 '흑표범이 들어오는 줄 알았다'라고 했다.(웃음) 지금까지 맡은 역할 중 제일 어린 역할이었다. 유일무이한 20대일 것이다. 스태프분들과의 회의를 거쳐 가장 어려 보일 수 있는 비주얼로 만들었다."
-아무래도 본래 나이와 비슷한 캐릭터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겠다.
"처음 20대 캐릭터를 맡다 보니 비슷한 지점도 많고 이해할 수 있는 범주도 많이 겹쳤다. 근데 극 중 어린 역할을 해본 적 없어 표현에 있어 초반에 좀 어려웠다. 정우 선배님과 작가님이 많이 도와줬다. 촬영 전 힌트를 많이 얻고 촬영했다."
-대본을 통해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했는데 어떤 점에 위로를 받았나.
"이 일을 하고 싶다부터 시작해서 하려고 노력하고 언젠가 정신을 차리니 이 일을 하고 있었다. 뭔가를 좇는 사람들에게 위안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어리지만 더 어린 대학 시절에는 포기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안 좋은 마음을 품었던 것 같다. 근데 어느샌가 포기할 수 있는 게 제일 큰 용기란 걸 깨달았다. 포기하지 못하는 상황의 경우 꿈을 좇을 수는 있지만 그것 자체가 슬프고 비참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딱 그런 내용의 대본을 보니 위로가 되더라. 무결이에게 많은 감정 이입을 했다."
-극 중 수영 선수 역할이었다. 수영 실력이 늘었나.
"감독님이 자유형까지만 완벽하게 해 보라고 해서 4개월 정도 수영을 배웠다. 현역 선수분들이 새롭게 하는 스타일, 디테일한 것들이 있더라. 그런 지점들을 배웠다. 수영 선수다 보니 외적으로도 보여야 했기에 다이어트할 겸 열심히 수영을 배웠다. 주 3, 4회 했던 것 같다. 그래도 이제 동네 수영장에 가서 자유형은 명함 정도 내밀 수 있지 않을까 싶다.(웃음)"
-선배 정우 씨와의 호흡은 어땠나.
"정우 선배님 연기를 많이 보면서 자랐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 선배님 만날 생각에 설렘을 느꼈다. 그리고 함께 연기하며 정말 많이 배웠다. 촬영 중간 산책하면서도 연기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눴다. 선배님이 둘의 케미스트리가 중요하다고 디테일하게 조언해줬다. 후배 문유강으로서도, 이무결로서도 배울 수 있는 게 많았던 것 같다."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전환점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때 긍정적인 생각을 한 번이라도 더 떠올릴 수 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
-올해로 데뷔 3년 차가 됐더라.
"그저 쉬지 않고 일할 수 있었던 게 감사할 따름이다. 중간에 한 달 정도 쉰 게 다인 것 같다. 1년에 한 번씩 한 달을 쉬었는데 그 한 달이 너무 소중했다. 정신없이 3년이란 시간이 지나간 것 같은데 작품마다 감사한 사람을 많이 만난 것 같다. 스스로 복이라고 생각할 만큼 좋은 감독님, 스태프분들을 만났다. 감사하게 일하고 있는 것 같다."
-쉴 때 주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
"작품을 하면 체중 관리를 계속해야 해서 사람들을 못 만난다. 만나고 싶었던 어른들, 친구들, 형들을 만난다.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데 그게 내가 힐링하는 방법인 것 같다. 요즘엔 그림을 잘 안 그리는데 작년까지는 그림을 그리면서 시간을 보냈다. 연극을 같이 하던 친구가 그림을 그린다고 해서 술을 마시다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야심한 시간에 화방에 갔다. 그때 좋은 택시 기사님을 만났다. 준비 과정 자체가 예뻐 뭔가 큰 선물을 받은 듯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아크릴 물감으로 그리고 유화에도 도전했는데 유화는 아직 할 만한 실력이 아니더라. 생각 해소용 낙서에 가깝다."
-살이 잘 찌는 스타일인가.
"특기가 체중 조절이다.(웃음) 잘 찌고 잘 빠지는 스타일이다. 아무래도 살을 빼기 제일 좋은 방법은 건강한 음식 먹기와 스스로 다그치기인 것 같다. 살을 뺄 때 스스로에게 못된 말을 많이 한다."
-배우가 된 계기는.
"초등학교 때, 중학교 때 막연하게 배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는 연극반 활동을 하며 연기에 대한 재미와 흥미를 느꼈다. 고등학교 생활의 전부가 연극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더 중앙대 연극영화과 재학 시절 행복했겠다.
"대학 생활을 진짜 열심히 했다. 잘하고 싶다는 무언가에 씌워서 열심히 했던 것 같다. 방학 때 늘 공연을 해서 방학이 없었다. 수업 때 미처 하지 못했던 것들을 공연을 하며 배우곤 했다. 교수님들께도, 형들한테도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운 기회였다."
-오촌 당숙(하정우)이 조언도 해주나.
"디테일한 것들을 여쭤볼 수는 없지만 배우란 직업을 택한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자세나 마음가짐, 태도 이런 지점들에 대해 얘기를 많이 나누곤 한다."
-공연에 대한 그리움은 없나.
"선배나 친구들이 공연할 생각 없느냐고 하는데 공연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있다. 매체 연기를 시작할 때 '이제 연극 끝!' 이렇게 한 건 아니다. 언젠가 좋은 날, 좋은 계절에 찾아뵙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남은 20대를 어떻게 채워가고 싶은가.
"20살 초반에 난 '30대가 되면 어떻게 되고 싶다' 그런 게 많았다.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새내기들끼리 그런 토론도 많이 했다. 근데 실제로 30대가 가까이 오니 지금의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냥 다가올 1년 1년을, 한 달 한 달을 치열하고 충실하게 살다 보면 원하는 30대의 모습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연기를 계속 재밌게 하고 싶다. 연기를 해나가면서 일이지만 일뿐이지 않았으면 좋겠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 내 삶을 많이 갉아먹지 않는 선에서 연기를 사랑하며 해나가고 싶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박세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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