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서도 아이 낳을 수 있을까? 中, 원숭이 번식 실험 계획

이승구 2022. 11. 1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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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정거장 ‘톈궁’서 인간과 많은 유사점 가진 원숭이 대상 실험
“세계 각국, 달·화성궤도 장기 정착 계획 중 이 같은 실험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이 우주정거장 ‘톈궁’에서 원숭이 번식 실험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우주 공간에서도 인간의 번식이 가능할지 확인해보기 위해 인간과 많은 유사점을 가진 원숭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톈궁에서 진행될 과학 연구 장비의 개발을 이끄는 중국과학원의 장루 연구원은 지난달 31일 중국과학원의 소셜미디어(SNS)에 게시된 영상에서 원숭이 번식 실험이 톈궁의 실험실 모듈 원톈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톈궁은 핵심모듈 톈허를 중심으로 양쪽에 두 개의 실험실 모듈 원톈과 멍톈을 결합하는 ‘T자’형 구조로, 원톈에서는 주로 생명 과학 실험이 진행된다.

중국의 독자 우주정거장 건설 사업은 지난 1일 멍톈이 톈허와 도킹의 성공으로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중국은 연말까지 화물우주선 톈저우 5호와 유인우주선 선저우 15호를 발사하며 올해 안에 우주정거장 건설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장 연구원은 현재 실험실 모듈 공간은 해조류, 물고기, 달팽이 등 작은 생물에 대한 실험만 진행할 수 있는 크기이지만 확장과 변형이 가능하다면서 “작은 생물에 대한 실험을 진행한 후 쥐와 마카크 원숭이를 대상으로 그들이 우주에서 어떻게 성장하고 심지어 어떻게 번식하는지에 대한 실험도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실험은 미세 중력과 다른 우주 환경에서 유기체의 적응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3일 중국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정거장 톈궁의 두번째 실험실 모듈 멍톈에서 손을 흔드는 모습. 신화=연합뉴스
 
중국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에서 진행한 줄기세포 실험을 이끈 칭화대 의대 커쿠이 키 교수는 우주에서 생명과학 실험의 어려움은 실험동물의 크기가 커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주비행사들은 실험동물을 먹여야 하고 배설물을 처리해야 한다”며 “그러나 많은 나라가 달이나 화성 궤도에서 장기 정착을 계획하는 가운데 이런 실험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상하이의 한 원숭이 실험 과학자는 원숭이들이 우주에서 실험에 협조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과학자는 SCMP에 지상에서는 원숭이들이 공포에 질릴 경우 장난감, 음악 등을 이용해 달랠 수 있지만 비좁은 우주 공간에서 그들을 진정시키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 

또한 비행선에 태우는 것 자체가 원숭이들을 겁에 질리게 생식 능력 저하, 섭식 거부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상에서 진행된 일부 실험에서는 중력이 없으면 생식기가 손상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실험 대상 동물의 성적 호르몬 수치를 심각하게 저하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노팅엄대 애덤 왓킨스 교수는 2020년 학술지 ‘생리학 뉴스 매거진’ 기고에서 우주에서 성관계를 갖는 것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왓킨스 교수는 “일단 중력이 제로인 상황에서는 두 사람이 밀접 접촉을 유지하는 것조차 어렵고, 우주 공간에서 저혈압 상태에 놓인 비행사들은 지구에서보다 훨씬 성적 자극을 받기가 어렵다. 게다가 우주선에는 프라이버시를 보장할만한 공간도 없다”고 밝혔다.

한편, 우주 공간에서도 인간의 번식이 가능할 지에 대한 연구는 계속돼 왔다. 냉전 시절 구소련은 18일간의 우주 비행 동안 쥐 몇 마리가 신체적 도전을 극복하고 교미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고 그중 일부는 임신의 징후를 보였다. 그러나 지구로 귀환 후 새끼를 낳은 쥐는 없었다.

1992년 미국 우주왕복선 엔데버는 부부 비행사를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실어 보낸 바 있지만, 미 항공우주국(NASA)은 자신들이 아는 한 우주에서 성관계를 가진 비행사는 없다고 밝혔다. 반면 NASA가 ISS에서 진행한 실험에서는 중력의 변화와 방사선은 인간의 정자에 별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일부 긍정적인 실험 결과도 있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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