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기 불허’ 여야 공방···“윤 대통령 언론관은 간장 종지” VS “노무현정부는 기자실 대못질”

순방 프레스센터 설치 예산 두고 논쟁
부대의견 달아 넘기기로 의결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대통령 전용기 MBC 배제’와 관련해 대통령순방 프레스센터 설치 예산 삭감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11일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서는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를 두고 여야 공방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언론탄압이라며 문화체육관광부 예산 중 ‘순방 프레스센터 설치 운영’(47억4000만원) 예산의 전액 삭감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광화문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는 식”이라며 전용기 탑승 불허와 무관한 예산이라고 방어했다.

이병훈 민주당 의원은 전용기 탑승 불허에 대해 “통 큰 정치를 해야지, 이렇게 옹졸한 정치를 하면 되겠느냐”며 “언론탄압의 단초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할 때 북측에서 마지막까지 조선일보와 KBS의 입국을 불허한다고 정부를 압박했지만, 김 전 대통령은 ‘취재기자 선별까지 양보하면서 정상회담을 할 필요는 없다’고 정리했다”는 전례도 들었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언론을 대하는 태도가 간장 종지만 하다”며 “이런 태도에 변화가 없다면 이(순방 프레스센터) 예산은 한 푼도 국회에서 편성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이용호 의원은 “MBC를 옹호하자고 프레스센터 관련 예산을 없애 버리면 모든 언론에 피해를 주는 결과가 생긴다”며 “광화문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는 식의, 논리적으로 안 맞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 때는 아예 청와대 기자실에 대못질을 했다”며 “지금 MBC가 전용기를 타지 못 하게 한 것은 취재 방해가 아니다”라고 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MBC의 탑승 문제 때문에 다른 언론사가 활용할 수 있는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건 자가당착으로서 언론 제약이자 탄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용기 관련 의혹으로는 대통령 휘장을 달고 인도 타지마할을 다녀왔던 김정숙 여사의 사례를 상기시켜 드린다”고 역공도 펼쳤다.

여야는 간사 간 협의를 거쳐 해당 예산안은 정부안을 유지하되 “최근 MBC에 대한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는 특정 언론에 대한 취재 제한 및 언론 탄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므로, 관련 예산의 삭감을 포함한 예산 규모의 적정성에 대해 논의할 것을 주문한다”고 부대의견을 달아 예산결산특위에 넘기기로 결정됐다.

문체위는 이날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청와대 개방·활용과 관련한 예산 중 청와대 사랑채를 종합안내센터로 재개편하는 사업(40억원) 등 약 59억5000만원을 삭감했다. 장애 예술인의 청와대 개방공간 내 전시·공연 예산은 10억원, 청와대 내 문화재 조사용역 등은 4억200만원 증액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