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한국 경제 기초체력 건전…재정적 여력 충분해”

피치·한국기업평가 세미나 개최…아태지역 최고아트디렉터 “경상수지 적자지만 단기적 양상”

(시사저널=지웅배 디지털팀 기자)

지난 11월8일 부산항 감만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중기적으로 건전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재정적 여력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제러미 주크 피치 아태지역 최고디렉터는 11일 "최근 한국의 자금 시장 및 회사채 시장에서 변동성이 있으나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이날 한국기업평가와 함께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불안정한 시대의 위험과 기회 요인' 세미나에서 나온 발언이다.

주크 최고디렉터는 "기획재정부나 한국은행의 여러 조치로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시장을 안정화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충분한 재정적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재정 정책이 장기적으로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며 "재정의 긴축적 운용이 예상되고 이로 인해 재정 적자 폭이 중기적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대외 건전성도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며 "외환보유고가 급격히 감소했으나 팬데믹 기간 많이 늘었던 것을 고려하면 지금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펀더멘털 관점에서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상수지는 적자를 보이겠으나 수출 감소세로 인한 단기적 양상"이라며 "단기적으로 악화한 부분이 있지만, 다른 국가와 비교해 한국은 상대적으로 좋은 입지"라고 짚었다.

나아가 "가계부채는 상대적으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많은 편이지만,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봤다. 아울러 "한국 기준금리는 연말 연 3.5% 수준으로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날 환영사를 맡은 이용재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현재 세계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불안정성이 높은 국면을 지나가고 있다"며 "최근 국내 자금 시장의 불안까지 가세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전체적인 세계 경제의 성장세는 올해보다는 약화할 것"이라며 "물가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긴축적 통화 정책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면서 세계 경제 곳곳에서 신용경색, 경기 침체 등의 파열음이 들릴 위험이 상당하다"고 우려했다.

앞서 지난 9월 피치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각각 제시했다. 이와 함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 내년 성장률 선망치는 1.9%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