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통화정책, ‘아베노믹스 화신’ 구로다 퇴임 후 달라질 수도”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퇴임하는 내년 4월 이후에 기존 통화정책에 변화를 도모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현지 시각) 사쿠라이 마코토(櫻井眞) 전 일본은행 정책위원회 심의위원과의 인터뷰에서 구로다 총재 퇴임 이후 일본은행의 정책검토가 필요할 수 있고, 검토가 이뤄지면 정책 부작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거쳐 광범위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쿠라이는 지난해까지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등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정책위원회 심의위원으로 재직했으며, 지금도 일본은행 고위 관료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인사다.

사쿠라이 전 위원은 구체적인 정책 변화 방향으로 ▲마이너스 기준금리 정책 폐기 ▲10년물 국채 수익률 목표치 범위 확대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종료 등을 꼽았다.

그는 경제 회복세가 이어지면 일본은행이 정책 조정에 나설 수 있다면서 마이너스 기준금리 폐지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올해 일본은행의 ETF 매입 규모도 5610억엔(약 5조3300억원)으로 한도인 12조엔(약 113조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했다.

사쿠라이 전 심의위원은 그러나 “적어도 구로다 총재 재임 기간에는 이런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본적인 정책의 틀과 통화 완화 효과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일본은행의 이런 변화를 정책 정상화의 시작으로도 보긴 힘들 것이라고도 했다.

이는 구로다 총재가 재임 기간에는 통화긴축으로 정책 기조 전환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시장의 대체적인 전망과 일치하는 것이다. 구로다 총재는 지난 2013년 아베 신조 전 총리에 의해 일본은행 총재로 임명된 뒤, ‘디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적극적인 양적완화와 마이너스 금리 정책으로 아베노믹스를 이끌었다.

한편 사쿠라이 전 심의위원은 구로다 총재 후임으로 아마미야 마사요시 일본은행 부총재와 나카소 히로시 전 부총재가 가장 유력한 상태인 것 같다면서, 후임 총재가 누구냐에 따라 장기적인 정책 방향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