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연말 인사 '안정 속 혁신'에 방점…이달 롯데 인사는?
기사내용 요약
신세계그룹, '신상필벌' 원칙 적용 엄중한 성과주의 인사
현대百그룹 대내외 변동성 대비 '변화'보다 '안정'…사장단 유임
롯데그룹, 물갈이 인사보다는 신사업 핵심 인재 영입할 듯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복합 위기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주요 유통 대기업들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안정 속 혁신'에 방점을 둔 연말 인사를 실시하는 모습이다.
대내외 악재로 경영 환경이 더욱 불확실해지면서 파격적인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며 내실을 다지고 미래를 대비하겠다는 포석이 깔려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CJ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 주요 유통 업체들이 지난 10월 하순부터 연말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신세계그룹은 내실 강화를 위해 '신상필벌' 원칙을 적용한 엄격한 성과 주의 중심 인사를 단행했다. 백화점 부문에서는 손영식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했고, 이마트·SSG닷컴 대표를 겸임하는 강희석 사장은 유임했다. SCK컴퍼니(스타벅스커피코리아) 새 수장은 손정현 신세계아이앤씨 전 대표로 교체됐다.
아울러 차세대 리더들을 주요 포스트에 전진 배치해 조직 역량을 강화했다. 특히 이마트 부문은 이번 인사에서 온라인 경쟁력 및 온·오프 시너지 강화에 방점을 뒀다. 최근 수년에 걸쳐 대대적이고 파격적인 조직 변화, 인재 영입에 나섰던 이마트는 조직 안정을 통한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해보다 2개월이나 앞당겨 조기 임원 인사를 실시한 CJ그룹은 내년이 '기업의 미래 도약 여부가 판가름나는 결정적 시기'라고 보고 혁신 성장에 초점을 맞춘 인사를 실시했다.
임원 인사의 핵심 키워드는 조직 안정화와 젊은 인재 발탁이다. 중기 비전의 속도감 있는 실행을 위한 인사가 이뤄졌다.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는 글로벌 식품 사업을 관장하는 중책을 맡았다
대전 아웃렛 사고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변화보다는 조직 '안정'에 초점을 맞추며 계열사 모든 대표이사들(사장단)을 유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롯데그룹도 이달 중하순 임원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오는 17일 '특급 VIP'인 사우디아라비아 최고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세자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서울에 머물기로 하면서 지주사를 비롯한 계열사들이 국빈급 손님맞이 준비에 분주한 점도 인사 시기 조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지난해 이미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진행한 상황이어서 올해 인사 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창사 이래 처음으로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인사를 영입하며 물갈이가 진행됐던 유통 부문은 예년에 비해 차분한 분위기다. 유통 부문에선 기존에 백화점 대표를 사장급이 맡아온 만큼 현재 부사장 직급인 정준호 대표의 승진 여부가 관심사다.
최근 롯데쇼핑의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최근 상품 소싱을 통합해 시너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을 밝힌 만큼 인사와 조직 개편에도 이런 기조가 반영될 지 주목된다.
이 외에도 최근 실적이 악화한 롯데케미칼과 레고랜드 사태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롯데건설도 인사가 주목되는 계열사다. 올해 롯데케미칼 일본지사에 미등기 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 상무의 역할도 관심사다. 재계에선 신 상무가 그룹이 추진 중인 신사업에서 새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은 대학 졸업 후 일본 노무라 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일본 롯데상사를 거쳐 당시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을 통해 한국 롯데에 발을 들여 놓았다"며 "신 상무도 아버지와 비슷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 등 신사업 부문에서 젊은 외부 인재를 영입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롯데는 바이오, 헬스케어, 배터리, 전기차 등 신사업에 37조 규모의 투자를 대대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사업 투자가 그룹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만큼, 그룹에서 지난 4월 신설한 외부 인재 영입 전담 조직 '스타팀(STAR Team)'을 통해 각 신사업에서 전문성을 갖춘 핵심 인사들을 대거 영입할 것이란 관측이다. 신 회장 역시 올해 신년사와 사장단 회의를 통해 '인사 혁신'을 재차 강조해왔다.
한편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롯데 주요 계열사 대표는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을 비롯해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황영근 롯데하이마트 대표, 이갑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대표, 최경호 코리아세븐 대표, 이영구 롯데제과 대표,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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