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차 에스코트, 이태원 골목에 해줬다면"…故 이지한 母, 절절한 편지

김보영 2022. 11. 1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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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지한의 모친이 이태원 참사로 아들을 떠나보낸 뒤 그립고 절절한 심정을 전했다.

고인의 모친은 11일 고 이지한의 인스타그램에 아들에게 쓰는 장문의 편지를 올렸다.

이어 "사랑한다 아들아, 존경한다 아들아, 보고싶다 아들아, 고생했다 아들아, 다시 볼 수는 없겠니...하느님 저를 대신 데려가고 우리 지한이를 돌려주세요. 제발 부탁입니다. 아들아 편하게 고통없이 그곳에서 잘 지내고 있으렴"이라고 절절한 편지를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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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편지 게재
"봉사활동 다닌 착한 아들…분하고 원통해"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고(故) 배우 이지한의 모친이 이태원 참사로 아들을 떠나보낸 뒤 그립고 절절한 심정을 전했다.

고인의 모친은 11일 고 이지한의 인스타그램에 아들에게 쓰는 장문의 편지를 올렸다. 그는 “혹시 지한이가 이 글을 어디에선가 읽을 수 있을지도 몰라 이렇게 편지를 남긴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그 어떤 누구에게도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구나”라고 운을 뗐다.

모친은 “지한아. 넌 태어날 때부터 코가 오똑하고 잘생겼더라. 뱃속에서도 순해서 ‘얘가 잘 있나’ 만져보기까지 했어. 널 키울 때는 하도 순하고 착해서 이런 애는 20명도 키울 수 있겠다고 생각하라 정도였으니까”라며 “이번 ‘꼭두의 계절’ 촬영을 앞두고는 너무 많은 고생과 노력을 했지. 운동은 하루도 거르지 않았고 식단 조절하느라 ‘엄마 이거 더 먹어도 될까?’란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항상 마음이 아팠어”라고 추억했다.

이어 “드디어 너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때가 돼 방영을 앞두고 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니. 너무 어이없고 황당해서 지금도 믿을 수가 없구나”라며 “네 사진을 머리 맡에 두고 네 핸드폰을 껴안고 잠이 들 때 엄마는 뜨는 해가 무서워 심장이 벌렁벌렁거려. 내가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냐며 네 침대방에 들어가면 내 손을 꼭 한 번 씩 잡던 내 보물 1호. 내가 어떻게 너를 나보다 먼저 보낼 수가 있을까”라고 비통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는 “발인 때 너를 사랑하는 수백명의 지인, 친구, 형들을 보니 우리 지한이가 ‘잘 살고 있었구나’는 생각에 더 억장이 무너졌다”며 “사고 싶은게 있어도 엄마 부담 될까봐 ‘내가 돈 벌어서 사면 된다’고 말하던 지한이. 봉사활동도 다녔다는 걸 몰랐어. 항상 오른손이 하는 걸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하더니...그렇게 착한 일도 했었구나“라고 그리워했다.

또 ”경찰차와 오토바이가 너의 관을 실은 리무진을 에스코트할때 고마워 해야 하니? 이런 에스코트를 이태원 골목에 해줬다면 ‘죽을 때 에스코트는 안 받았을텐데···’라는 억울함이 들었어. 너무 분하고 원통하구나”라고 참담함 심경을 덧붙였다.

이어 “사랑한다 아들아, 존경한다 아들아, 보고싶다 아들아, 고생했다 아들아, 다시 볼 수는 없겠니...하느님 저를 대신 데려가고 우리 지한이를 돌려주세요. 제발 부탁입니다. 아들아 편하게 고통없이 그곳에서 잘 지내고 있으렴“이라고 절절한 편지를 끝마쳤다.

앞서 고 이지한은 지난달 29일 저녁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Mnet ‘프로듀스101’ 시즌2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고인은 최근 MBC 새 드라마 ‘꼭두의 계절’로 지상파 드라마 첫 데뷔를 앞두고 있었다. 그는 극 중 주인공인 의사 ‘한계절’(임수향)의 전 남자친구 ‘정이든’ 역에 캐스팅됐으나 미처 촬영을 다 마치지 못한 채 유작이 됐다. 고인의 역할엔 이정준이 후임으로 결정됐으며, 재정비를 마쳐 지난 7일 촬영을 다시 시작했다. 내년 초에 방송될 예정이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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