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캐빈'…자동차금융 특화 AI 컨설턴트

박광범 기자 2022. 11. 1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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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캐빈/사진제공=현대캐피탈

금융권이 AI(인공지능) 챗봇 서비스를 통한 금융 서비스 제공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현대캐피탈의 자동차 금융 특화 AI 챗봇 서비스가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7월 앱과 모바일웹을 통해 AI 챗봇 캐릭터 '캐빈'을 출시했다. 캐빈은 고객 상담을 위해 존재하는 단순한 챗봇 서비스 이상을 지향한다.

캐빈의 최종 목표는 고객에게 알맞은 자동차금융 서비스를 제안하는 AI 컨설턴트다. 이를 위해 지난달 '자동차금융 추천 서비스'를 탑재했다.

기존에는 새 차가 필요한 고객이 현대캐피탈 앱에서 원하는 차종과 할부/리스/렌트 등 원하는 금융상품을 정하면 월 납입금을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확인된 월 납입금이 고객의 주머니 사정과 맞지 않다면 고객도, 현대캐피탈도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캐빈의 '자동차금융 추천 서비스' 개발을 담당한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차량을 중심으로 한 기존 방식의 아쉬운 점을 개선하고, 자동차 구매 계획을 세워본 적 없는 잠재 고객이나 비대면 채널을 선호하는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 등이 새로운 자동차 구매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고민했다"고 밝혔다.

자동차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면 캐빈은 가장 먼저 고객이 지불할 수 있는 월 납입금이 얼마인지 묻는다. 자동차가 아니라 고객의 경제 상황을 서비스의 출발점으로 삼는 것이다. 이후 캐빈은 예산에 맞는 차종과 옵션은 물론 해당 차량을 할부 구매나 임대(리스/렌트)로 활용할 때 각각 월 얼마를 내야 하는지 알기 쉽게 알려준다.

현대캐피탈 AI 챗봇 서비스 '캐빈'

사용 편의성도 높다. 별도 음성이나 텍스트 입력 없이 캐빈과 채팅창에서 최소 5번의 터치만으로 추천 차량과 월 납입금을 알아볼 수 있다. 30초 안에 완료되는 이 같은 과정은 상담원 안내 등을 통해 진행되던 기존 과정에 비해 간편하고 효율적이다. 고객의 답변을 기반으로 고객이 염두에 두지 않았던 차량까지 제안해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는 점도 장점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많은 고객들이 차량만을 우선시하다 보니 사고 싶은 차량과 감당할 수 있는 월 납입금 간의 차이가 커 새 차를 이용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자동차금융 추천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의 자금 사정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제안해 고객들이 보다 합리적인 경제생활을 해 나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캐피탈은 캐빈을 만들 때 '기술'뿐 아니라 '고객경험'(UX) 차원으로 고민의 영역을 넓혔다. 기존 AI 챗봇 서비스들이 때로는 엉뚱한 대답을 내놓는 것이 안좋은 고객경험으로 이어질 뿐 아니라, 기술에 대한 평판마저 떨어뜨리고 있어서다.

이에 캐빈은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매년 300만 건 이상의 현대캐피탈 고객상담 데이터를 분석해 답변의 정확도와 실효성을 정교하게 높였다. 캐빈은 이미 △근저당 현황 조회 및 해지 △당월결제금/미납금 조회 및 결제 △개인정보 변경 △각종 문서 발급 등 기존에 상담원을 거쳐야 해결할 수 있었던 대출 상담 업무의 90% 이상을 처리하고 있다.

여기에 브랜드 관점에서 가장 현대캐피탈에 어울리는 페르소나(Persona)를 설정하고, 하나의 인격체로서 캐빈의 말투와 답변 콘텐츠에 일관성을 부여했다. 현대캐피탈은 제작 과정에서 캐빈을 리더십이 있고, 신뢰감을 주는 'ENTJ' 유형을 기반으로 캐릭터를 구축했다고 한다.

그 결과 캐빈은 위트 있고 지적인 30대 남성 캐릭터로, 밝고 긍정적이며 진실한 성격을 갖게 됐다. 또 AI 챗봇이 보편적으로 갖게 되는 친절함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금융 전문가로서 신뢰감을 주고자 과한 표현이나 말투 상의 군더더기를 최대한 없앴다.

챗봇에 이처럼 생명력을 부여하면서 고객들은 캐빈과의 대화를 통해 단순히 업무를 처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브랜드를 의인화한 대상으로서 현대캐피탈의 정체성을 경험할 수 있게 됐다. 캐빈-고객 간 끊임없는 상호작용의 결과는 다양한 현대캐피탈의 서비스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현대캐피탈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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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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