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곡히 쓴 ‘야구 고민’…‘감독 염경엽’ 우승 꿈 이룰까?

허솔지 2022. 11. 11. 14:3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올해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하며 우승에 대한 염원이 더 커진 LG, '우승청부사' 역할을 해야 하는 새 사령탑에 염경엽 감독을 선택했습니다.

KBSN 해설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만나본 염 감독은 늘 공부하고 분석하고 철저히 준비하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이런 고민들이 바탕이 됐던 것인지 염 감독은 지난 9일 이천 마무리캠프에 합류해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LG의 외국인 타자 선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염경엽 신임 LG 감독


올해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하며 우승에 대한 염원이 더 커진 LG, '우승청부사' 역할을 해야 하는 새 사령탑에 염경엽 감독을 선택했습니다. KBSN 해설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만나본 염 감독은 늘 공부하고 분석하고 철저히 준비하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야구 관련 프로그램을 함께한 적이 있는데, 당시 염 감독의 대본은 그만의 야구 철학과 고민으로 빽빽했습니다. 현장과 이론을 두루 섭렵한 야구인의 지혜가 궁금해 방송이 끝난 후 부탁해 건네받은 대본, 다시 들춰보니 '감독 염경엽'의 구상을 살짝 엿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 '타순의 기둥 4명' 강조했던 염경엽 감독 "LG 외국인 타자 선택 중요"

지난 9월, 염경엽 당시 KBSN 해설위원이 출연한 〈야구의 참견2:KBO판 머니볼〉


함께 했던 방송은 'KBO판 머니볼' 편으로, 기자는 100억 원을 가진 구단주가 되고, 염 위원(당시 해설위원)은 10억 원을 가진 구단주가 되어 선수단을 꾸려보는 내용이었습니다. 염 위원의 대본에는 정갈한 글씨로 직접 메모한 '10억 라인업'의 구성 기준과 고민의 흔적이 그대로 담겨 있는데, 핵심은 '다양한 득점 루트를 만드는 타순'이었습니다.

염경엽 감독이 방송 당시 선정했던 ‘10억 라인업’. 구성 기준과 방향성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또 외국인 타자를 포함해 타순의 기둥이 되는 4명 정도가 버티고 있어야, 야수 육성도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경험도 덧붙여 적어뒀습니다. 이런 고민들이 바탕이 됐던 것인지 염 감독은 지난 9일 이천 마무리캠프에 합류해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LG의 외국인 타자 선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LG는 야수 쪽 뎁스(선수층)가 굉장히 좋기 때문에 외국인 타자만 잘 뽑는다면 박진감있고 다양한 공격 전략을 쓰는, 재미있는 야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선수들에게 자신의 야구, 특별함을 만들어줘야 한다"

방송 당시 염 감독은 직접 고민해 정리한 팀의 운영 전략 10가지도 소개했습니다. 가장 강조한 건 '선수 개인의 장점을 살린 특별함'이었습니다. 특히 어린 선수들이 자신만의 야구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감독과 코치의 방향 제시가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염 감독이 선수단을 처음 만난 상견례에서 당부한 첫 번째도 바로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기본을 채워가며 본인의 장점을 파악할 것, 이것을 바탕으로 특별함을 만들어야 하고, 꾸준한 노력으로 버티며 진짜 내 것을 만들 것!'

그래서인지 마무리캠프에 합류한 염 감독이 처음으로 지휘한 훈련은 기본적인 주루 연습이었습니다.
"리듬!~ 리듬~! 몸에 힘을 빼, 춤추듯이 힘을 빼봐! 원 투 쓰리, 고!"
염 감독은 훈련 내내 직접 움직이며 세밀하게 지시했고, 끊임없이 대화를 나눴습니다.

LG 마무리캠프에 합류해 첫 훈련을 지도하고 있는 염경엽 LG 감독.

"LG의 전 감독님들이 젊은 선수들을 많이 성장시켰고, 제 역할은 그 연속성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주루 연습을 했지만, 이런 '디테일(세밀함)'을 더 갖춘다면, 분명히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 "실패에 대해 고민했던 2년의 시간…팬들에게 인정받는 감독 되겠다"

염 감독은 현장에서 한 걸음 떨어져 지낸 지난 2년의 시간이 얼마나 의미 있었는지 설명하는데 꽤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그러면서 LG에서 본인을 선택한 이유는 '실패의 경험'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해설하면서 매일 5경기를 다 보고 분석하는데, 그냥 할 수가 없잖아요. 트래킹 데이터도 수집하고 공부를 정말 많이 했습니다. 30년 야구하면서 뭘 잘 못했었는지, 왜 실패했고 왜 포스트시즌에서는 약했을까, 끊임없이 공부했죠. 그 결과 '아, 이거구나!' 깨달은게 있어요. '망설임이 많았구나' 이런 생각도 했고요. 이걸 바탕으로 잘 준비해서, 인정받는 감독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코치와 현장 프런트, 감독과 단장 경력에 이어 '실패의 경험'까지 밑거름으로 삼은 염경엽 신임 LG 감독. 팬과 선수들, 그리고 무엇보다 본인의 꿈이라 말하는 우승에 얼마만큼 다가설 수 있을지, 내년 시즌 기다려지는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허솔지 기자 (solji26@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