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호중의 재테크 칼럼]상장기업 부실징후란?

하이투자증권 부산WM센터 차호중 부장 2022. 11. 1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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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으로 인한 기업경영 환경 악화가 지속되면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일부 한계기업들에 있어서는 상장폐지 위험마저 고조되고 있다. ‘상장폐지’사유에는 해산이나 감사의견 거절 등 ‘형식적인 요인에 따른 상장폐지’와 특정사유 발생 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 따른 상장폐지’가 있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란 경영투명성 등 특정사유 발생 시 해당기업의 상장적격성에 대한 종합적 또는 개별적 사유에 대한 실질심사를 거치는 것을 말한다. 해당되는 사유로는 횡령, 배임, 회계처리 위반, 내부관리 화계제도 부실, 불성실 공시 등 ‘경영투명성’관련 사유와 주된 영업의 정지, 대규모 영업외 대손, 5년 연속 영업 손실 발생 등 ‘기업 계속성’ 관련 내용이 대표적이다.

상장폐지의 형식적 사유는 사유발생 시 그 자체로 즉시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되는지에 따라 ‘단독 상장폐지 사유’와 정기보고서 미제출, 감사의견 비 적정, 자본미달, 손익악화, 주식거래 기준미달 등 ‘관리종목 지정 후 상장폐지 사유’로 구분된다. ‘단독 상장폐지 사유’로는 감사의견 비 적정, 자본잠식(전액), 부도. 파산(확정), 해산(피 합병소멸), 이전상장 등이 있다.

상장 폐지된 기업의 재무적 특징으로는 자기자본과 당기손익 측면에서 자기자본 대비 대규모 순손실이 점차 확대되고 있었다는 점과, 이러한 결손 누적과 확대로 인해 부분잠식을 포함한 자본잠식 상태에 직면하게 되는 기업들 수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문제는 다양한 요인으로 인한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비롯한 대규모 자본 확충 등이 요구되나 경영과 재무상황 악화에 따라 자금조달 능력이 저하되는 한편 투자자들의 외면과 기피로 그 규모 또한 점차 축소될 전망이라는 점이다. 현금흐름 측면에서 볼 때 유상증자 등 재무활동으로 조달한 현금유입액(+)을 타법인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고 대여금 등으로 활용한다든지, 영업악화에 따른 영업활동 현금유출액(-)으로 이용되고 있기에 걱정이다.

재무적인 측면에서의 특징은 차입금 상환과 함께 이를 상회하는 규모의 유상증자와 주식관련 사채인 교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 사채(BW)의 발행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투자현금흐름 측면에서 보면 영업용 유형무형자산에 대한 투자는 미미한 반면, 앞서 언급한 타법인 주식이나 채권, 대여금 등 비 영업용 투자가 비교적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모습이다. 영업현금흐름 측면에서는 영업악화에 따른 영업현금유출(-)이 지속되며, 영업이나 투자자산 관련 대규모 손상 또는 평가손실 등 현금유출 없는 비용의 증가로 영업현금유출(현금손익)보다는 당기순손실(장부손익)이 더 부실한 경우가 많은 편으로 나타났다.

자금조달과 관련해서는 주식관련 사채인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 사채(BW) 등과 유상증자를 통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일반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경우는 드물었다. 개별기업으로 보았을 때 상장폐지연도에 가까울수록 주식관련 사채의 발행이 증가했다가 투자자들의 기피와 외면으로, 상장폐지연도 1년 전에는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조기상환청구나 기한이익상실사유 등에 따른 주식관련사채(CB, BW)의 만기 전 취득이 발생하는 기업 수나 건수 역시 상장폐지연도에 근접할수록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금조달 발행방식 측면에서 살펴보면 증권신고서 제출의무가 없는 사모나 소액공모 방식으로 주로 자금을 조달했으며, 증권신고서 제출의무가 있는 공모방식의 발행은 미미한 경향이 있다. 또한 인수자와의 협의 무산이나 청약. 납입 미달 등에 따라 증권발행을 시도하다 발행이 무산 또는 불발된 사례가 발생하는 기업수와 건수가 일반적으로 상장폐지연도에 근접할수록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 특징이 있다.

비재무적인 부분에서는 최대주주 변경이라든지 불성실 공시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선 거래소에 있어 최대주주 변경공시가 빈번하고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기업의 경영안정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에 유심히 보아야 할 부분이다. 역시 거래소에서 불성실공시가 빈번하고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 또한 기업의 인력이나 조직, 그리고 내부통제의 부실 등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를 요한다.

이제까지 살펴 본 상장폐기기업의 주요한 재무적, 비재무적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상장 폐지된 기업 대부분이 재무적, 비재무적인 약점이 노출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상장이 유지되는 기업에 비해 평균적으로 연간 주식관련사채나 주식의 발행과 최대주주변경 공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발생건수가 상당한 수준인 경우가 많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상장 폐지된 기업들의 사례를 분석해 볼 때 상장폐지 사유와 현황 그리고 추세를 볼 때 상장기업에 있어서는 단순한 외형상 계속 가능성뿐만 아니라, 실질적 측면인 회계나 경영투명성도 중요하기에 투자 시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요구된다.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투자하는 상장기업에 대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인DART나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인 KIND를 통해 공시한 내용을 투자하기 전에 면밀히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4사업연도 연속 영업 손실을 이유로 지난 3월에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들이 있다. ‘에스엘바이오닉스, 중앙디앤엠, 리더스코스메틱, 제넨바이오, 원풍물산, 광무, 에이디칩스, 유아이엘’ 등이다. 관리종목 지정은 해당기업에 경영상 문제가 있어 상장폐지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주의 메시지(Message)를 의미함으로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해당기업 투자 시 관심을 가지고 다음의 유의사항을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관리종목지정 요건은 코스닥시장 관리규정에 의하면 상기종목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4년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한 경우다. 올해 2022년에도 영업 손실이라면 2023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하반기에 영업이익을 흑자로 돌리지 못한다면 상장폐지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되면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처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된다. 다만 상장폐지 통지를 받은 기업이 이의신청을 제기하면 코스닥시장위원회를 통해 한차례 더 상장폐지대상에서 제외되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지난해 5년 연속 영업 손실한 기업 중 ‘한국정밀기계’와 ‘에스앤더블유’는 현재 개선기간이 부여된 상태로 매매거래 정지상태다. 상장폐지까지 가지 않은 이유로는 거래를 재개하기에 영업, 재무, 경영투명성이 그나마 적격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와 같이 대규모 손실이 장기간 누적된 기업의 경우에는 ‘자본잠식’요건이 적용되어 언제든지 퇴출대상이 될 수 있기에 투자 시 유의해야 된다.

감사의견 ‘적정’이라는 의미는 재무제표가 회계기준에 따라 적정하게 작성되었다고 판단하는 감사인의 의견으로, 기업의 재무건전성이나 경영성과가 양호하다는 의미가 아니기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감사의견 적정의견을 받았더라도 계속기업 가 정과 관련하여 불확실성이나 손실규모의 중대성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긴 ‘강조사항’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2년 연속 감사의견 비 적정(부 적정, 의견거절, 범위제한 한정)은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된다. 보통은 전년도 비 적정 감사의견에 따른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면 투자자보호를 위해 주식매매거래가 정지된다. 대신 개선기간 1년을 부여받고 상장을 유지한다. 다음 사업연도에 감사의견 적정을 받아야만 감사의견 관련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되는 구조인 것이다.

지금은 소위 개미라 불리 우는 개인투자자들의 IPO(Initial Public Offering; 기업공개) 등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증가한 가운데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상장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아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보다 냉철하고 현명한 투자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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