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무역적자·가계부채가 韓 경제 불안요인”

윤희훈 기자 2022. 11. 1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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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한국 경제 불안 요인으로 반도체 경기 둔화로 인한 무역 적자 심화와 금리인상으로 인한 가계부채 부담을 꼽았다.

제레미 주크 피치 아시아태평양 국가 신용등급 담당 이사는 1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불안정한 시대의 위험과 기회요인'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한국은 아태 지역 국가 중 대외 수요가 많은 나라인데, 최근 수출이 감소하면서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선진국 대비 높은 수준인 가계부채도 향후 한국 경제의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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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서 국제금융센터 초청 피치 세미나
주요국 통화 긴축으로 글로벌 성장 둔화세 가팔라
“고금리 시기, 선진국 대비 높은 가계부채, 韓 경제 스트레스 줄 것”
“남북 군사적 긴장 고조, 韓신용등급 先반영…심화시 신용도 하락 가능성”
제레미 주크 피치 아시아태평양 국가 신용등급 담당 이사가 1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발표했다. 사진은 리셉션에서 기자와 대화를 나누는 주크 이사. /윤희훈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한국 경제 불안 요인으로 반도체 경기 둔화로 인한 무역 적자 심화와 금리인상으로 인한 가계부채 부담을 꼽았다.

제레미 주크 피치 아시아태평양 국가 신용등급 담당 이사는 1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불안정한 시대의 위험과 기회요인’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한국은 아태 지역 국가 중 대외 수요가 많은 나라인데, 최근 수출이 감소하면서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선진국 대비 높은 수준인 가계부채도 향후 한국 경제의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피치는 지난 9월말 발표한 한국 경제 전망에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9%로 전망했다. 당시 피치는 세계경제가 가파르게 둔화하면서 한국의 수출과 설비 투자에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며 반도체 부문이 주기적인 침체 국면의 한가운데에 있다고 설명했다.

주크 이사는 이날 세미나에서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1.9%를 다시 언급하며, “하방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 긴축 정책이 계속되면서 글로벌 성장 둔화세가 예상보다 더 빨라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특히 “투자 부문에서 반도체 경기 둔화로 기업들이 투자 계획을 조정하고 있다”며 “경제의 불안정성이 투자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다만 대내외 경제 환경은 불안함을 키우지만,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은 견고한 편이라고 봤다. “한국은 건전한 재정을 바탕으로 펀더멘털이 잘 구축돼 있다. 경제성장률 부문에서도 다른 나라와 비교해 높이 유지할 수 있는 복원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자금시장에 대해서는 “여러 변동성이 있지만, 아직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차원에서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해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대외건전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건전한 편”이라고 말했다. 외환 상황에 대해선 “외환보유고가 일부 감소하고 있지만, 아시아 국가들은 전반적으로 동일한 상황”이라고 했다.

피치는 연말기준 한국의 기준금리로 ‘3.5%’를 전망했다. 주크 이사는 “한국은행이 11월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50bp 더 인상하고, 2023년까지 최종금리를 3.5%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물가상승률이 10월 소폭 상승에도 불구하고 고점을 찍었고, 올해 연말까지 5%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다만 “물가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오래 지속하거나, 미 연준의 정책관련 시장 기대가 계속 환율을 압박할 경우, 당사 전망보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을 수 있다”며 “국내 채권시장 변동성으로 인해 한은이 금리 인상을 조절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주크 이사는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긴축 재정 기조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2023년 예산안에서 긴축적으로 재정을 운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며 “재정적자 폭이 중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재정건전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근 발생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한국 경제와 국가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한국의 지정학적 위험은 이미 국가신용도에 반영돼 있다”면서 “한국의 경우 기본적으로 ‘AA’등급에 부합하지만 지정학적 위험이 다른 AA국가들보다 많다고 판단해 ‘AA-’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남북 관계가 더 악화돼 긴장이 고조된다면 한국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안보리스크로 인한 국가 신용도 하락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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