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원가성 예금 감소… 은행, 자금조달 부담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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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은행은 가계·기업 대출을 위한 자금을 채우기 위해 정기예금, 은행채 등에 의존해야 하는데 저원가성 예금이 줄어들면 자금을 조달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저원가성 예금 이탈로 자금이 부족해진 은행들은 통상 수신금리를 인상하고 은행채 발행을 늘려 자금을 조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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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최근 고금리 예금으로 돈이 몰리면서 은행 정기예금 잔액이 저원가성 예금 잔액을 추월하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은행의 자금조달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이 10월 한 달 동안 44조2000억원 줄어들었다. 저원가성 예금은 8월 15조3000억원, 9월 3조3000억원 감소한 데 이어 10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치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2년 1월 이후 처음이다.
반면 10월 정기예금은 931조6000억원으로 전달보다 56조2000억원이 늘었다. 2002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기준금리가 오르자 자금이 저원가성 예금에서 정기예금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 결과 은행 총수신에서 정기예금 비중이 차지하는 비중이 41%로 저원가성 예금(40%)보다 커졌다.
저원가성 예금에는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 등이 포함된다. 이들 예금의 금리는 연 0.1% 내외 수준으로 사실상 이자가 없다. 은행 입장에서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아 예대마진을 더 많이 낼 수 있다. 반면 최근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4% 중반 수준이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면 은행이 수익성은 나빠진다. 은행은 가계·기업 대출을 위한 자금을 채우기 위해 정기예금, 은행채 등에 의존해야 하는데 저원가성 예금이 줄어들면 자금을 조달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은행채 발행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점도 은행에는 악재다. 저원가성 예금 이탈로 자금이 부족해진 은행들은 통상 수신금리를 인상하고 은행채 발행을 늘려 자금을 조달한다. 하지만 최근 채권시장 안정화를 위해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 자제를 요청했다.
은행의 조달비용 부담은 계속 커질 전망이다. 먼저 이달 2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이 유력해짐에 따라 은행 수신금리 인상에 이은 저원가성 예금 이탈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의 예대금리차 인하 압력과 조달비용 상승 등을 감안할 때 내년 상반기 중 순이자마진(NIM)은 하락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모바일앱 월별 활동 사용자수(MAU), 기업고객 충성도, 시금고·구금고 유치 능력 등이 저원가성 예금 방어력을 좌우해 은행의 핵심경쟁력으로 부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원가성 예금이 빠지는 추세가 향후 어떻게 흐르는지 고려해야 한다”며 “내년까지도 이런 추세가 계속해서 이어진다고 하면 은행의 NIM 감소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향후 긴축강도가 낮아지면 조달비용이 감소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은행들이 서울시 자치구 금고 유치 경쟁을 벌였던 것도 자금 확보를 위함이었다”며 “구 금고를 유치하면 저원가성 예금을 대규모로 조달할 수 있어 은행의 NIM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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