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부호 아다니, 인도 정부 도와 친중 스리랑카서 세력 확대

권영미 기자 2022. 11. 1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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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 건설 및 태양광에너지 사업 계약
인도, 국가부도 사태인 스리랑카에 40억달러 제공
가우탐 아다니 아다니그룹 회장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오랜 지지자인 세계 2위 부자 가우탐 아다니가 중국과 밀접한 외교 관계를 갖고 있는 전략 요충지 스리랑카로 인프라 건설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영향력을 줄이려는 인도 정부와 아다니 회장의 이 전략은 가뜩이나 정치·경제적으로 혼란한 스리랑카의 긴장을 높이고 있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이어 세계2위 부호로 등극한 아다니는 스리랑카 북부 푸네린에 재생가능 에너지발전소를 지을 계획이다. 스리랑카는 주요 글로벌 선박 항로에 놓여 있는 지리적 요충지인, 전통적으로 친중 국가다.

그런데 스리랑카가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를 맞고 있는 현 상황을 틈타 인도가 중국쪽으로 쏠린 균형추를 옮기기 위해 스리랑카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를 위한 파트너가 바로 아다니 회장이다.

아다니의 재산은 1370억달러(약 182조원)에 달한다. 항만, 석탄공장, 발전소 및 유통에 이르기까지 광대한 분야 사업을 소유한 그는 주로 수입의 대부분을 인도에서 얻고 있지만 인프라 건설을 원하는 해외 다른 나라로의 '팽창'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남아시아에서의 존재감을 높이려는 인도 정부의 목표와 맞아떨어진다. 인도가 주변국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자금이 필요한데 아다니가 이스라엘과 스리랑카 같은 곳에 투자함으로써 인도가 중국의 국영 기업과 경쟁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인도와 스리랑카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아다니가 인도 내에서 정부 사업에 부합해 항만, 발전소, 시멘트 사업을 벌인 것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스리랑카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위해 이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아다니는 자신의 기업이 모디 정부로부터 특별대우를 받는다는 것을 거듭 부인해왔다.

아다니 회장은 지난해 10월 7억5000만달러 규모의 콜롬보 항만 (건설)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 계약은 친중국 스리랑카에서 인도가 기반 시설 투자에 성공한 매우 드문 예였다. 그로부터 수개월 뒤에는 고타바야 라자팍사 당시 스리랑카 대통령을 만나 양국의 강한 유대를 강조했다. 이 만남 직후에는 아다니의 기업 팀이 스리랑카 북부 지역을 700억달러 규모 청정에너지 시설 공사를 노리고 방문했다.

또 수개월 후인 올해 초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아다니는 인도와 가까운 다른 북부 지역인 푸네린과 마나르에 500메가와트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건설 양해각서를 조용히 체결했다. 원래 스리랑카는 중국과 손을 잡고 태양광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었는데 이를 중단하고 인도의 손을 잡은 것이다.

영국 노팅엄 대학의 남아시아 정치 전문가인 캐서린 아데니는 "인도는 중국이 인도양에 접근하고, 중국에 우호적인 나라들인 파키스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에 포위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리랑카에서 아다니가 중국의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를 대체하는 것에 대해 "전략적인 움직임이며 이제 이런 모습을 더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다니의 사업 확장은 스리랑카 현지 언론과 야당 정치인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정당한 입찰 절차를 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아다니의 에너지 사업 제안을 받아들이도록 모디 정부가 스리랑카에 압력을 가했다는 주장도 일었다. 콜롬보에서는 시민들이 '아다니를 막아라' '모디 정부는 우리의 위기를 이용하지 말라'고 쓴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최근 몇년간 중국은 일대일로 정책으로 남아시아에 수십억달러를 쏟아부었지만 인도는 스리랑카의 최근 국가부도 사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스리랑카에 40억 달러 규모의 원조와 신용을 공여했다. 하지만 라자팍사 대통령 하야 후 스리랑카 새 정부는 반중 정서를 다시 완화시키려 하며 중국과 인도와 부채조정을 시작해 아다니와 인도의 시도가 어떤 결과로 나올지는 더 지켜봐야 할 문제가 됐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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