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로 TV·에어컨 돌린다…현대차 'V2L' 美타임지 '올해 최고 발명품'

호텔 현대 전경.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에 탑재된 외부 전력 공급 기술 'V2L(Vehicle to Load)'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하는 '올해 최고 발명품' 중 하나로 선정됐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V2L은 타임지가 선정한 '특별 언급상'을 받았다. 타임지는 현대차 V2L 기술에 대해 "아이오닉 5의 내부 전력으로 전기자전거, 캠핑용 전자기기 외에도 다른 전기차도 충전할 수 있다"며 "심지어 차량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타임지는 매년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선정해 발표한다. 올해는 △접근성 △인공지능 △의료 △디자인 △엔터테인먼트 △로보틱스 등 26개 부문에서 혁신제품 200종을 선정했다. 혁신 발명품 200선 외에 올해 시장에 눈길을 끈 제품과 서비스에 '특별 언급상'을 수여하는데, 여기에 현대차의 V2L이 포함됐다.

V2L은 전기차가 외부 전자제품에 교류 전력을 공급하는 기술로,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EV6, GV60 등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처음 적용됐으며, 이후 전용 전기차뿐 아니라 G80 전동화 모델, 신형 니로EV 등에도 확대 적용되고 있다. 전기차 내부 전력을 활용해 야외와 차량 안에서도 노트북 같은 사무기기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72.6㎾h 용량의 배터리가 적용된 아이오닉5의 경우 최대 3.5㎾의 전력을 공급해 17평형 에어컨과 55인치 TV를 동시에 약 24시간 동안 가동할 수 있다. 소비전력이 40W인 노트북을 1200시간 이상 쓸 수 있고, 소비전력 2000W의 전기 히터는 25시간 이용할 수 있다. 4인 가족 기준 가구가 약 5일 동안 사용하는 전력량(약60㎾h)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의 V2L 기술은 자동차가 이동하는 대용량 배터리 역할을 함으로써 활용성을 높이고, 자동차를 통한 경험을 한 차원 높였다는 점에서 업계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차는 V2L을 활용한 다양한 이색 경험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마련하기도 했다. 올해 1월 스웨덴에서 아이오닉 5를 활용해 숲 속의 이동형 오피스를 마련해 '자연 속의 사무실'을 구현, 사무실 내의 난방장치, 조명, 음향 시스템, 커미 머신, 냉쟁고 등을 1주일 간 작동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영국에서는 아이오닉 5의 V2L 기능을 활용해 세계 최초의 자동차 동력을 활용해 운영되는 간이 호텔 시설을 운영하기도 했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 '이색적이고 고급스러운 휴가'를 콘셉트로 마련된 이 호텔은 아이오닉 5가 제공하는 전력을 통해 커피를 내리고 음식을 조리할 수 있도록 했다. 자전거 여행을 위한 전기 자전거 충전, 대형 스크린을 통한 영화 감상, 온수가 나오는 샤워실 등을 운영해 현지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V2L 기술이 적용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들은 올해 세계 올해의 차(아이오닉 5), 유럽 올해의 차(EV6)를 수상하는 등 해외 호평 세례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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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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