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에도 ‘큰 정부’ 지향하는 유럽…정책모순·재정건전성 우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40여 년만 에 최악의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금리 상승에도 유럽 국가들이 '큰 정부'를 지향하며 재정을 쏟아붓고 있어 정책 모순은 물론 재정건전성 우려를 낳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 시각) 국제통화기금(IMF)을 인용해, 유로존 국가의 정부 지출은 올해 지역 경제 총산출의 51%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3년 전보다 4%포인트 오른 수치라고 보도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0여 년만 에 최악의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금리 상승에도 유럽 국가들이 ‘큰 정부’를 지향하며 재정을 쏟아붓고 있어 정책 모순은 물론 재정건전성 우려를 낳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 시각) 국제통화기금(IMF)을 인용해, 유로존 국가의 정부 지출은 올해 지역 경제 총산출의 51%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3년 전보다 4%포인트 오른 수치라고 보도했다.
코로나19 대응으로 예외적인 재정 지출이 발생한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면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의 경제 총산출 대비 정부 지출 비율은 수십 년만의 최고치였다. 이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지출이 2020년 45%로 늘었으나 금리 인상 등 긴축에 들어가 지금은 이미 코로나19 위기 전 수준에 근접한 37%로 낮아진 것과 대비된다.
지난달 취임한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우파 성향임에도 내년 적자 예산을 GDP 대비 4.5% 규모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2010년 전후 정부 재정위기를 겪었던 이탈리아의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이미 150%로 악화한 상태다.
유럽 경제의 중심 독일에서도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SPD) 올라프 숄츠 총리가 산업 구조 개편이나 시민수당을 앞세워 ‘통큰 지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유로존의 재정확대는 단기적으로 효과를 내긴 했다.. 지난 3분기 유로존 경제는 0.7%(연율 기준) 성장을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의 공공부문 일자리가 지난 2019년 이후 4% 증가해, 같은 기간 민간 제조업 일자리(1% 감소)나 시장 서비스 일자리(1% 증가)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유로존 내 노동자 4명 중 1명은 정부 고용 인력이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WSJ은 유럽의 이같은 확장 재정정책이 여러 가지 위험한 요인들을 품고 있어 경제 전문가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정책과 충돌한다는 점이다. 유로존의 10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10.7%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ECB도 금리를 급격히 올리면서 인플레이션과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각국 정부가 대량으로 돈을 풀면서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지난 4일 연설에서 “정부 지출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면서 중앙은행이 한층 더 금리를 올려야 할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도 지난달 유럽 국가들에게 정부 지출을 줄여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억제 정책을 뒷받침하고 재정 건정성도 제고하길 권고했다.
하지만 유럽 국가들은 오히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경제 여파를 이유로 대규모 기업 대출 보증 프로그램을 부활시켰다. 이탈리아의 경우 미상환 기업 대출의 3분의 1이 정부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이런 기류가 선진국들이 고물가에도 재정 지출과 국가 부채를 크게 늘린 지난 1970년대와 유사하다고 지적한다. 197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지난 9~10월 영국의 리즈 트러스 전 총리가 재정 지출 삭감 없이 감세 정책을 추진했다가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게 했다. 이로 인해 트러스 전 총리는 44일만에 퇴진했고 역대 최단명 영국 총리로 기록됐다.
클라스 크노트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는 영국 트러스 내각의 몰락을 예시로 들며 시장이 정책 지속 가능성에 높은 경계심을 갖고 있기에 “재정 정책은 건전해야 하고, 적자 예산은 변화된 금리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인터뷰] 와이브레인 “전자약 병용요법 시대 온다… 치매·불면증도 치료”
- ‘꿈의 약’ 위고비는 생활 습관 고칠 좋은 기회... “단백질 식단·근력 운동 필요”
- 위기의 스타벅스, 재택근무 줄이고 우유 변경 무료 나섰다
- “원금 2.6배로 불려 평생 연금 드립니다” 460억대 불법 다단계 적발
- ‘위스키·하이볼 다음은 브랜디?’... 종합주류기업 격전지로
- [중견기업 해부] 1000억 먹고 빠진 스톤브릿지 ‘DS단석’ 1인자 차남 한승욱 회장...견제수단 부재
- [똑똑한 증여] 상속 후 2주택자 됐다면…기존 주택 먼저 팔아야 양도세 ‘0원’
- [사건 포커스] 전기자전거 배터리 화재 주의보… “과충전·열폭주 막아야”
- 알테오젠 1조 보유한 ‘수퍼 개미’ 형인우, 8월 증시 폭락 때 1400억어치 매도
- 청산가치 절반에도 못 미치는 SK증권 주가, 500원도 깨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