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가상승률 꺾였지만…“인플레와 싸움은 안 끝났다”

미 10월 CPI 상승률 7.7%…예상치 밑돌자 연준 '안도'
인플레 완화 기대감에 최종금리 전망치도 소폭 하향
댈러스 연은 총재 "반가운 소식이지만 아직 갈길 멀다"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 인플레이션과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시장이 안도하는 분위기 속에서다.

연준 이사들은 예상치를 밑돈 10월 물가지표에 안도하면서도 안심하긴 이르다고 경계했다. (사진= AFP)

로이터통신은 10일(현지시간) 미국 10월 물가지표 발표 이후 연준 이사들이 어느 정도 안도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는 장기간에 걸쳐 제한적인 수준의 금리를 유지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물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는 미 노동부는 이날 10월 CPI가 전년동기대비 7.7% 상승했다고 밝혔다. 9월 CPI 상승률인 8.2%는 물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예상치 7.9%보다 낮은 수치다.

올해 미국 CPI 상승률은 지난 3월 8.5%로 8%대를 기록한 이후 6월 9.1%를 정점으로 9월까지 8%대를 유지했다. 7% 대로 내려온 것은 올해 2월(7.9%) 이후 8개월 만이라는 이야기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양상을 보이자 긴축 속도 조절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내년 3월 최종금리가 4.75~5%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전에는 최종 금리가 5%를 넘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10월 CPI 발표 이후 하향 조정된 것이다. 최근 일각에서는 내년 최종금리가 6%대를 기록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 바 있다.

다만, 연준 내부에서는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많이 나온다. CPI 상승률은 여전히 40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2%)를 크게 웃돈다는 지적이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0월 CPI는) 반가운 소식이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곧 적절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완화적인 정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메리 데일리 연은 총재도 10월 CPI에 대해서는 “정말로 좋은 뉴스”라면서도 “8%를 넘는 것보다 낫지만 안심할 수 있을 만큼 2%에 충분히 가까워진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데일리 총재는 “한 달치 데이터가 승리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면서 “긍정적인 물가 지표가 여러 번 나와야만 안심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연준 이사들은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멈추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원한다고 부연했다.

장영은 (bluerai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