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극으로 척수손상 치료"…재활 과정 세포 수준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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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척수가 손상돼 움직임이 불편한 환자가 보행능력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신경세포(뉴런)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규명했다.
그레그와르 쿠르틴 스위스 로잔연방공대(EPFL) 연구팀은 전기자극으로 척수손상 환자의 보행을 개선하는 연구를 장기간 수행하면서 전기자극에 반응하고 회복하는 데 영향을 주는 뉴런을 확인하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11월 9일(현지시간)자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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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척수가 손상돼 움직임이 불편한 환자가 보행능력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신경세포(뉴런)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규명했다. 척수 손상 환자의 회복 과정을 세포 수준에서 밝힌 것으로 하반신 마비 환자를 치료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그레그와르 쿠르틴 스위스 로잔연방공대(EPFL) 연구팀은 전기자극으로 척수손상 환자의 보행을 개선하는 연구를 장기간 수행하면서 전기자극에 반응하고 회복하는 데 영향을 주는 뉴런을 확인하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11월 9일(현지시간)자에 발표했다.
쿠르틴 교수팀은 10년 넘게 척수 손상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환자에게 경막외 전기자극(EES)을 가해 보행능력을 개선시키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2016년 하반신이 마비된 원숭이의 뇌와 척수에 전기자극을 가해 정상적으로 걷게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같은 치료를 사람에게도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2018년 성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의 EES 치료를 받은 하반신 마비 환자 3명이 일주일 만에 다리를 움직이고 5개월 재활훈련을 거쳐 전기자극 없이 다리를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는 성과다. 올해 2월에는 하반신이 완전이 마비된 환자 3명의 척수에 전극을 이식해 다시 걷고 자전거를 탈 수 있을 정도로 회복시킨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하기도 했다.
EES는 원래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개발된 치료법인데 일련의 연구 결과를 통해 손상된 척수 아래 살아있는 뉴런(신경세포)을 자극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어느 정도 입증된 셈이다.
연구팀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하반신 마비 환자를 위한 EES 치료법을 지속적으로 개선했다. 전기자극을 주는 위치를 척추 뒤에서 옆쪽으로 바꿔 개별 신경까지도 자극할 수 있도록 하거나 태블릿을 이용해 환자가 원하는 움직임의 형태를 선택하면 그에 맞는 신호가 복부에 이식한 신경자극기로 전달돼 필요한 근육이 움직이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그 결과 환자들은 자전거를 타는 것은 물론 수영을 하고 서서 술을 마실 수 있을 정도로 일상을 회복했다.
하지만 전기자극이 어떻게 하반신 마비 환자의 보행능력을 개선시키는지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EES 치료법의 효과가 입증됐어도 전기자극이 신경회로를 재조직하고 뉴런을 회복시키는 자세한 메커니즘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연구팀은 지난 9일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처음으로 전기자극의 신경세포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 분석하고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척수손상이 일어난 쥐 모델에 전기자극을 가한 뒤 재활 단계 별로 유전자 발현 변화를 분석해 뉴런 지도를 제작했다. 회복 과정에서 개별 뉴런의 변화를 살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EES에 의해 반응하고 활성화되는 특정 종류의 뉴런(SCVsx2::Hoxa10)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이 뉴런들은 실제로 보행능력을 회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뉴런을 억제하면 전기자극을 줘도 보행능력이 회복되지 않았고 반대로 이 뉴런을 활성화시키면 전기자극 없이도 보행능력이 회복됐다.
이번 연구는 향후 하반신 마비 환자를 치료하고 더 복잡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요한 정보로 활용될 전망이다. 쿠르틴 교수는 논문에서 "척수손상 후 보행능력을 회복하는 데 관여하는 뉴런을 확인했다"며 "더욱 복잡한 행동을 이해하는 뉴런 지도를 마련하기 위한 기반이 될 것"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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