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 유해진 "친근한 이미지 벗어난 왕 도전, 부작용 걱정"

영화 '올빼미' 유해진 인터뷰 프리뷰

〈사진=NEW〉

유해진이 광기에 휩싸인 왕 역할에 도전한 소감을 전했다.

영화 '올빼미(안태진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유해진은 1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대중 분들이 나에게 익숙한 모습이 있지 않나. 친근하거나 서민적인 그런 부분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사라진 캐릭터를 받아 들이실 수 있을까. 처음 등장할 때, 초반이 중요한 것 같은데 웃으면 어쩌나. 진행된 후에는 내용상 믿어주려고 하시겠지만, 초반에는 부작용이 있으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유해진은 "그래서 원래는 내 첫 등장이 탁! 나타나는 거였다. 궁 뒤에 있다가 아들이 왔을 때 등장하는 것이었는데, 내가 생각하기에는 너무 갑작스러운 등장처럼 느껴지더라. 관객들이 준비 덜 돼 있는 상태에서 느닷없는 것 같아 익숙한 시간을 줘야 하지 않을까 싶었고, 논의 끝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등장하게 됐다"고 밝혔다.

안태진 감독과 유해진은 '왕의 남자'(2005) 때 조감독과 배우로 만나 인연을 맺은 후 17년 만에 감독과 왕 캐릭터로 재회하게 됐다. "괜찮겠냐. 왜 하필 나냐"고 왕 캐스팅에 대해 직접 물어보기도 했다는 유해진은 "나 역시 일반 분들이 갖고 있을 법한 생각 그대로를 물어봤다. 그랬더니 '기존에 왕 하면 갖고 있는 보편적 이미지가 있는데, 조금 다른 모습이 나올 것 같아서 제안을 한 것이다'는 말을 하시더라. 내 입장에서는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러 다른 이미지를 그린 것은 아닌데 '올빼미' 속 인조 캐릭터에 맞게 고민을 하다 보니까 다른 왕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 그려진 것 같다. 수염도 짧게 붙였는데 원래는 더 얌생이처럼 하려고 했다. '이게 왕이야?' 싶을 정도로. 곤룡포도 헤쳐있는 상태고, 자세도 좀 왕 같지 않다. 나 같으면 그랬을 것 같더라. 맨날 그렇게 정자세 하고 '어허' 하고 있었을까? 싶더라"고 설명했다.

또 "이형익에게 귓속말 하는 자세도 정자세에서 하는 것인데 '편하게 하자' 해서 바꿨다. 그런 것이 하나하나 합쳐지면서 왕 답지 않은 왕이 되는 것 아닐까 싶다. 참고한 작품이나 이전 캐릭터도 없다. 모델을 삼고 싶지 않았다. 그 동안 많은 인조가 등장했는데 비교하게 될까 봐 일부러 찾아 보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다른 작품에 비해 현장 분위기도 달랐다. 유해진은 "작품을 하고 나면 작품에 따라 스태프 분들의 반응이 달라진다. '유해진 현장에서 너무 재미있었어!' 하는 스태프가 있으면 '우리 현장에서는 말 하나도 없었는데?' 하는 스태프도 있기 마련이다. 이번 현장에서는 아마 후자였을 것이다. 이야기도 그렇고, 현장 분위기 자체가 진지했다. 나도 잘 안 섞이려고 하고. 까불다 들어갈 수는 없으니까 농담도 잘 안 했다"고 귀띔했다.

'올빼미'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 영화다. 유해진은 인조 캐릭터로 분해 생애 처음으로 왕 역할에 도전, 데뷔 이래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얼굴을 선보인다. 영화는 23일 개봉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