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태원 SK회장·김희영 대표 뉴욕 구겐하임 이사회 명단에

이한나 2022. 11. 11.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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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카츠 회고전 개최 계기
미술관 측이 한국 컬렉터들
이사회 멤버로 대거 영입해
알렉스 카츠의 뉴욕 구겐하임 회고전 ‘Gathering’ 전경 <사진제공=구겐하임>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뜨거운 초상 작가 알렉스 카츠 (95)의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고 있는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전시장 입구에 한국인 이름이 대거 등장해 화제다.

미술관 측은 최근 전시장 입구에 특별히 감사한 명사들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파트너 김희영 티앤씨재단 대표, 컬렉터에서 출발한 안혜령 리안갤러리 대표, 대구 출신 컬렉터 손상모 회장과 이경순 박사 부부, 정도현 원장과 손여정 부부, 손병호 대표, 손정희 컬렉터를 소개했다. 이들은 미국의 대표적 기업 에스티로더의 상속자인 억만장자 컬렉터 레너드 로더 부부, 뉴욕의 대표적 자선단체인 안나마리아&스테판켈른재단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뿐 아니라 개막 이틀 전 열린 VVIP 갈라디너에는 카츠와 리처드 암스트롱 구겐하임 관장과 함께 전시 후원자들과 작품 대여자들 100명 남짓 참석했다. 김희영 티앤씨재단 대표와 딸 등 한국계가 절반 가량 차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희영 티앤씨재단 대표
안혜령 리안갤러리 대표
기존에 삼성전자나 현대카드, 한진그룹 등 한국 기업들이 뉴욕 미술관을 후원한 적이 있지만 한국인 개개인 이름이 오른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한국인들이 이번 전시를 계기로 대거 구겐하임미술관의 이사회에 대거 참여하게 된 때문이다. 뉴욕 구겐하임이나 뉴욕현대미술관 등 세계적인 미술관 이사회에 외국인 컬렉터가 새로 오르기는 무척 어렵다. 이들은 미술관의 작품 구매에도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대형 갤러리가 가장 중시하는 고객군이다. 그만큼 작가의 최고 작품을 받을 가능성도 커진다. 세계적인 아트페어에서도 주요 미술관 이사진이 가장 중요한 고객(VVIP)으로 간주되는 이유다. 지난 2017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이 한국계 최초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이사회 멤버에 오른바 있다. 이후 그는 올해 9월 이 미술관 개보수에 1000만달러(한화 138억원)를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구겐하임은 이사회 제도가 발달한 사립미술관의 전형이다. 이 미술관 이사회 중에서 가장 높은 등급(board of Trustees)의 경우 미술관 건립에 이바지한 인물로 구성되는데 가문의 영광으로 여겨 대대로 이어가기 때문에 공석이 생기는 경우가 거의 없다. 구겐하임의 차상위 등급 이사회 (affinity group)에서 가장 높은 컬렉터스 카운슬에 이번 카츠 전시를 후원한 한국 컬렉터들이 명예멤버로 참여하게 됐다. 미술계에서는 신규 회원 진입이 힘든 미술관 이사회 전통에서 상당히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알렉스 카츠 회고전 VIP갈라 디너 장면 <사진제공=글래드스톤 >
뉴욕 스튜디오에서 알렉스 카츠가 박여정 글래드스톤 서울 이사에게 본인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글래드스톤 >
이번에는 알렉스 카츠라는 뉴욕 토박이 거장의 영향력이 유효했다. 미국계 갤러리 글래드스톤 서울의 박여정 공동 디렉터가 올해 초 작가 스튜디오를 방문해 기회를 포착했다. 당시 고령의 작가가 젊은 시절 동년배 친구들이 한국전에 참전한 기억이 있고 그동안 한국의 눈부신 성장과 한국 컬렉터들의 높은 안목에 대해 찬사를 보낸 것에 공감하며 한국 컬렉터들 위상을 높여 한국 미술계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득한 것이다. 실제 이번 전시 출품작과 대표 이미지로 사용된 작품 중 한국 컬렉터 소장품도 있다.
한국인 소장자가 대여해 구겐하임미술관에 전시한 알렉스 카츠 작품 ‘Yellow Tree 1 ’(2020.)
1927년 뉴욕 브루클린 출신인 카츠는 1954년 첫 개인전을 개최한 이래 구상회화에 추상표현주의적 요소를 가미한 화풍으로 70년 가까이 전성기를 누려 미국 미술계에서 영향력이 상당하다.

박여정 디렉터는 “한국 컬렉터들이 여러 명 함께 참여하니 우리도 미술계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한국에 많은 사립미술관이 있는데 후원에 대한 인식이 낮아 작품 소장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처럼 한국 컬렉터들의 후원과 이사회 참여 경험이 쌓이면 장기적으로 한국 미술 생태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무려 15년간 준비된 알렉스 카츠의 대규모 회고전은 내년 2월 20일까지 열린다.

알렉스 카츠 회고전 ‘Gathering’이 열리는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전경 <사진제공=구겐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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