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 포커스] 녹십자, 글로벌 수두백신 1위 되찾나…"WHO 입찰자격 심사 중"

문세영 기자 2022. 11. 1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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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어린 아이들이 많이 걸리는 질병인 '수두'는 국내에서만 연간 8~9만 명의 환자가 나옵니다. 수두는 예전에는 흔한 질병이었지만, 백신의 접종이 시작된 이후 환자 수가 급격하게 줄었습니다. 수두 환자 감소에 중요한 역할을 한 백신을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한 건 GC녹십자였습니다. 2018년까지 녹십자는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수두백신 시장 1위였지만, 최근 그 위상이 예전만 못합니다. 녹십자는 새 백신의 미국시장 수출을 위한 승인을 기다리며 재기를 노리고 있습니다. 이르면 연내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GC녹십자 수두백신 '세대 교체 중'…해외는 아직
지난 8일 GC녹십자는 자사의 수두 백신 '수두박스'의 국가출하승인을 받았습니다. 이번 국가출하승인은 수두박스를 해외에 공급할 목적이었습니다. GC녹십자는 기존 수두백신인 수두박스를 새롭게 개발한 수두백신 '배리셀라'로 대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2020년에 국내 출시한 배리셀라는 안정성과 유용성 측면에서 수두박스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차세대 백신입니다. 

배리셀라를 국내에 출시한 이후로 GC녹십자는 더 이상 국내에서 수두박스를 공급하지 않고, 그 자리를 모두 배리셀라로 대체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수두백신 세대 교체가 빠르게 이뤄졌지만, 해외에서는 배리셀라가 아직 허가를 받지 못해 세대 교체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외에서는 여전히 수두박스가 주로 공급되고 있는데, 최근에 수두박스의 마지막 노트를 생산하고 이번에 국가출하승인을 받아 해외에 수출한 것입니다. 

GC녹십자 수두백신 부동의 1위 자리 '흔들'

하지만 최근 GC녹십자의 수두 백신 생산 실적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수두박스는 2018년 615억 원의 생산 실적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당시 GC녹십자는 2018년 국제조달시장(PAHO) 입찰에 성공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물량 공급을 했기 때문에 2018년과 2020년에 높은 생산 실적을 거뒀습니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200억 원대로 2018년 전성기 시절에 비하면 1/3 토막이 났습니다. 신제품 '배리셀라'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공백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GC녹십자는 배리셀라의 PAHO 공급권을 따내기 위해 WHO PQ(세계보건기구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제) 심사를 받고 있는데, 최근 심사를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공백 치고 들어온 '파죽지세' SK바사
한편, GC녹십자가 수두백신의 세대 교체를 하는 동안, 또 다른 국내 백신 대표주자 SK바이오사이언스가 GC녹십자의 빈틈을 파고 들었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수두 백신 '스카이바리셀라'의 생산 실적은 출시 이후 빠르게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두 회사의 지난해 생산 실적을 비교해보면 200억 원 대로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희비는 해외시장에서 갈렸습니다. 글로벌 백신 시장, 특히 가장 큰 백신 시장인 미국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국제조달시장(PAHO)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미주 지역의 35개 국가가 PAHO에 가입되어 있는데, 이 35개 국가에 백신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2~3년에 한 번 열리는 PAHO 입찰에 성공해야 합니다. 35개 국가는 PAHO에서 계약한 백신을 공급받기 때문입니다. GC녹십자는 앞서 2018년에 PAHO로부터 730억 원(6000만 달러) 규모의 수주를 따내며 수두박스로 수두 백신 점유율 1위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2021년에 새로 열린 PAHO 입찰에선 얘기가 달랐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PAHO 공급계약을 따낸 것입니다. GC녹십자는 배리셀라가 아직 WHO PQ 인증을 받지 못해, 결국 기존 제품인 수두박스로 공급 계약을 맺은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WHO PQ 인증을 따낸 스카이바리셀라로 PAHO 공급 계약을 따내면서 GC녹십자를 견제했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가 지난 2018년 식약처로부터 허가받고 2019년 12월 WHO PQ 인증을 받았습니다. 수두백신으로는 세계에서 두 번째 PQ 인증이며, 국내 기업 중에서는 최초였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월 스카이바리셀라로 PAHO 입찰 성공해 374억 원(3127만 달러) 규모의 물량 공급 계약했습니다. 

GC녹십자는 최근 WHO로부터 배리셀라에 대한 PQ 심사를 받았고 결과 기다리고 있는 만큼, 배리셀라의 PAHO 입찰을 통해 다시 미국 시장에서의 재기를 노리고 있습니다. GC녹십자는 연내 배리셀라의 PQ 인증을 취득하겠다는 계획입니다. GC녹십자는 해외에서 배리셀라의 유용성을 발표하는 등 WHO PQ 인증 및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 보여, 다음 PAHO 입찰에서는 GC녹십자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제대로 맞붙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GC녹십자 수두백신 '배리셀라주'(왼쪽),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바리셀라주' (사진 제공=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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