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용형2' 이이경 "부산서 지갑 분실, 출연했던 형사님이 찾아줘"

사진 = E채널 제공

예능에서 범죄를 다룬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프로그램이 시청자에 전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하지 않다면, 누군가에게 끔찍한 사건이 그저 흥미거리에 그칠 수도 있다.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은 그런 점에 있어서 차별화 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사건이 있었다'라고 제 3자의 입을 통해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해당 사건을 해결한 형사들의 살아있는 경험담이 줄기가 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범람하는 범죄 예능물 속에서도 분명하고도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사건을 담당하고 직접 범인을 잡은 수사 담당자가 아니라면 알 수 없는 범인의 태도, 수사의 어려움, 피해자의 고통에 이르기까지 이야기의 농도가 다르다.

그런 형사들의 눈을 바로 들여다보며 이야기를 끌어내고, 공감하고, 시청자와 다시 나누는 진행자의 역할 또한 쉽지 않을 것. '용감한 형사들' 시즌1에 이어, 지난달 21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시즌2 진행을 맡은 송은이, 안정환, 이이경 씨와 권일용 교수는 그래서 매 촬영이 신중하고 조심스럽다. 이 같은 MC들의 태도와 분위기는 방송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방송에서도 그러한데, 하물며 실제 촬영 현장 분위기가 어떠할까.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스튜디오를 찾자, 방송의 몇 배나 되는 긴장감과 분노, 안타까움이 공기 중에 떠돌았다. 발이 닳도록 현장을 누비고, 두 손으로 직접 범인을 검거한 형사들은 스튜디오에서 그날의 기억을 어렵게 다시 꺼냈다. 이들을 마주한 MC들은 한마디라도 놓칠 새라 이야기에 숨을 죽였고, 관련 사진과 영상을 눈으로 확인할 때면 형언할 수 없는 감정들에 몸을 떨기도 했다.

YTN star는 '용감한 형사들2' 촬영 현장을 찾아, 프로그램에 임하는 MC들의 남다른 각오를 들어봤다. 때로는 범죄자의 극악무도함에 욕이 튀어나오기도 하고, 때론 피해자를 향한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리며 진심을 보여주고 있는 MC들. 그들의 표정과 목소리에서 '용감한 형사들' 시리즈를 통해 조금이라도 범죄가 예방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다음은 '용감한 형사들2' MC 이이경 씨와 나눈 일문일답.

Q.이전 시즌보다 강력한 사건을 예고한 시즌2인데요. 녹화를 진행해보니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요?

이이경(이하 이) : 실제 사건을 가지고 얘기하는 거니까, 흔히 말해 '더 세다' 이렇게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고 어렵긴 해요. 프로그램 자체로 본다면, 실제 사건을 해결한 형사님들이 나와서 얘기해 주시니까 같이 격분하게 되고, 형사님들의 이야기에 몰입하면서 몰랐던 비화까지 알게 된다는 점에서 '강력하다'랄까요. 사건 담당 형사님의 눈을 보면서 얘기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 프로그램의 강력함이라고 생각합니다.

Q.시즌1에서 다양한 사건들을 다뤘는데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나요? 혹은 기억에 남는 형사님은요?

이 : 부산 쪽 형사님들의 에너지가 남달랐던 거 같아서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작년 영화 촬영으로 해운대를 찾았다가 지갑을 잃어버렸는데, 우리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형사님이 기획사 쪽으로 지갑을 찾았다고 연락을 주신 일이 있어요. 방송 외적으로도 그렇게 연락이 되니까 더 반가웠고, 어쩐지 부산에 든든한 형님이 계신 느낌이 들었어요.

Q.다양한 사건을 접한 만큼 MC로서 사건에 대한 분석력도 높아졌을 듯한데요. 진행하면서 스스로 달라졌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는지요?

이 : 스스로 분석력이 좋아졌다고 언급하긴 부끄럽고, 경각심을 일깨워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프로그램의 취지에 공감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저야 제작진이 시청자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도록 정리해 주신 스토리라인을 잘 따라가는 것 뿐이죠. 다만 제가 드라마에서 국정원 요원이나 형사 역할을 하면서 도움을 받은 것도 있고요. 또 '용감한 형사들'을 통해 형사님과 사건을 다루면서 다음에 제가 형사 역할을 하게 된다면 더 큰 도움이 되겠구나라고 느끼기도 했어요.

Q.'용감한 형사들' 출연 후 사건사고에 더 관심이 갈 것 같습니다. 시즌2에서 소개하고 싶은 사건이 있을까요?

이 : 저는 종이 신문을 매일 보는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건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건도 있더라고요. 그중 보이스피싱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끝나는지 모르겠어요. 많은 분들이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가 마비됐을 때, 바로 그 상황을 악용한 사기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어떻게 막아야할까' 싶더라고요. 잠깐만 방심하면 언제든 누구나 당할 수 있잖아요. 저도 해외 결제가 됐다고 문자가 온 적도 있고요. 누구나 노출돼 있는 이런 범죄에 대해 시청자에 각인시킬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Q.이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에게 전해졌으면 하는 메시지는?

이 : 요즘 범죄를 다루는 프로그램도 많고 드라마도 많은데, '용감한 형사들'의 가장 큰 매력은 실제 형사님이 돌이켜보고 직접 설명해 주신다는 점이에요. '결국 잡힌다'라는 경고를 줘서 범죄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길 바라고, 또 시청자에게 경각심을 확실히 줬으면 싶어요. 누구나 어떤 식으로든 범죄의 타깃이 될 수 있으니까요.

Q.'용감한 형사들'을 비롯해 '놀면 뭐하니?', '나는 솔로' 등 예능에서 활약이 눈길을 끕니다.

이 : 감사하죠. 제가 잘해서라기보다 제작진이 저를 잘 활용해 주시는 거 같아요. 저야 카메라 앞에 설 뿐이지 제작진이 준비를 세심하게 해 주시는 덕분이죠. 저는 그 안에서 콘셉트에 맞게 최대한 즐기고 몰입해서 하려고 해요. 일을 하러 간다는 마음으로 하면 힘들 거 같아요. '용감한 형사들'도 '오늘은 형사님들 만나서, 또는 안정환 형님 만나서 어떤 얘기를 할까'라는 편안한 마음으로 촬영장에 오고 있어요.

Q. 활발한 예능 활동이 이이경 씨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이 : 20대 때 '진짜사나이'나 '정글의 법칙'에 출연한 것은 경험을 다양하게 하고 싶어서였어요. 살면서 경험할 일이 줄어들고 울타리만 견고해지는데, 예능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고 그걸 토대로 연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요즘 채널도 많고 유튜브나 OTT 등 플랫폼이 워낙 많으니까, 선택적으로 콘텐츠를 보시잖아요. 이런 시대에 어디서 저를 봤느냐에 따라 누군가에게 제 대표작이 예능일 수도, 또 누군가에게는 드라마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결과가 어떨지는 모르지만 다양하게 도전하고 싶고, 그게 요즘 시대에도 맞는 거 같아요.

YTN star 최보란 (ran6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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