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용형2' 송은이 "내가 이렇게 욕 잘하는 사람인 줄 몰랐다"

최보란 2022. 11. 11.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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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E채널 제공

예능에서 범죄를 다룬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프로그램이 시청자에 전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하지 않다면, 누군가에게 끔찍한 사건이 그저 흥미거리에 그칠 수도 있다.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은 그런 점에 있어서 차별화 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사건이 있었다'라고 제 3자의 입을 통해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해당 사건을 해결한 형사들의 살아있는 경험담이 줄기가 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범람하는 범죄 예능물 속에서도 분명하고도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사건을 담당하고 직접 범인을 잡은 수사 담당자가 아니라면 알 수 없는 범인의 태도, 수사의 어려움, 피해자의 고통에 이르기까지 이야기의 농도가 다르다.

그런 형사들의 눈을 바로 들여다보며 이야기를 끌어내고, 공감하고, 시청자와 다시 나누는 진행자의 역할 또한 쉽지 않을 것. '용감한 형사들' 시즌1에 이어, 지난달 21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시즌2 진행을 맡은 송은이, 안정환, 이이경 씨와 권일용 교수는 그래서 매 촬영이 신중하고 조심스럽다. 이 같은 MC들의 태도와 분위기는 방송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방송에서도 그러한데, 하물며 실제 촬영 현장 분위기가 어떠할까.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스튜디오를 찾자, 방송의 몇 배나 되는 긴장감과 분노, 안타까움이 공기 중에 떠돌았다. 발이 닳도록 현장을 누비고, 두 손으로 직접 범인을 검거한 형사들은 스튜디오에서 그날의 기억을 어렵게 다시 꺼냈다. 이들을 마주한 MC들은 한마디라도 놓칠 새라 이야기에 숨을 죽였고, 관련 사진과 영상을 눈으로 확인할 때면 형언할 수 없는 감정들에 몸을 떨기도 했다.

YTN star는 '용감한 형사들2' 촬영 현장을 찾아, 프로그램에 임하는 MC들의 남다른 각오를 들어봤다. 때로는 범죄자의 극악무도함에 욕이 튀어나오기도 하고, 때론 피해자를 향한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리며 진심을 보여주고 있는 MC들. 그들의 표정과 목소리에서 '용감한 형사들' 시리즈를 통해 조금이라도 범죄가 예방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사진 = E채널 제공
다음은 '용감한 형사들2' MC 송은이 씨와 나눈 일문일답.

Q. 이전 시즌보다 강력한 사건을 예고한 시즌2인데요. 녹화를 진행해보니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요?

송은이(이하 송) : 세상에 이렇게 흉악범죄가 많은 줄 몰랐어요. 상상하지 못한 곳에서 사건이 일어나기도 하고, 정말 예상 못한 범인이 나오기도 하고요. 매번 녹화 때마다 놀라고 있죠. 그런 면에서 소개하는 사건들이 더 강력해졌다고 볼 수 있는데, 실제로 더 강력하다고 느끼는 것은 그럼에도 범인들을 다 잡아낸 형사님들이에요. 놀랍고 신기할 정도로 엄청난 수사력을 접하고 있습니다.

Q. 시즌1에서 다양한 사건들을 다뤘는데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나요? 혹은 기억에 남는 형사님은요?

송 : 사건에 대해 언급하기가 조심스러운데, 범인은 잡혔더라도 피해자의 가족들이 계시거든요. 그 부분이 방송하면서 마음이 아픈 부분이기도 하고요. 사실 모든 사건이 다 기억이 나요. 시즌1에서 보험금 때문에 가족을 살해했던 '파라콰트 사건'은 너무 끔찍했죠. 바로 곁에서 피해자들이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봤다는 점도 소름끼치고요. 범인들이 나름의 동기는 있었다고 말해요. 용납될 수 없는, 용서할 수도 인정할 수도 없는 명분이 범죄자에게 다 있더라고요. 정말 치졸한 변명이죠. 시즌2 첫 회에서 몇 년이나 아이를 시체와 함께 유기했던 사건 같은 경우도 마음이 아팠어요... 어느 사건 하나 기억에 남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Q. '용감한 형사들' 출연 후 사건사고에 더 관심이 갈 것 같습니다. 시즌2에서 소개하고 싶은 사건이 있을까요?

송 : '용감한 형사들' 시즌2에 돌입하면서, 우리가 현재 관심을 갖고 있는 사건이 딱 해결돼서 바로 방송에서 전할 수 있으면 어떨까 생각 했어요. 아무래도 우리 프로그램이 강력 범죄를 주로 다루고 있는데, 최근에 해외로 도피했다는 횡령 범죄가 해결돼서 '반드시 잡힌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기도 하고요.

사진 = E채널 제공
Q. 다양한 사건을 접한 만큼 MC로서 사건에 대한 분석력도 높아졌을 듯한데요. 진행하면서 스스로 달라졌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는지요?

송 : 방송에서 형사님들이 다 털어놓지 못하는 노하우가 있으신데, 한 번은 걱정돼서 '이렇게 검거 과정을 다 얘기하면 범인들이 다 피해 가는 거 아니냐'라고 물었어요. 근데 방송에서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거죠. 형사님들이 갖고 있는 수사 노하우와 기법은 상상을 초월하는 여러 가지가 있더라고요. 그래도 나름 기본적인 것은 보이는 거 같아요. 실종이냐, 사망이냐, 사기냐에 따라 어떻게 범위가 좁혀지고 용의자를 특정하고 수사를 해 나가는지, 흐름을 조금 알게 된 거 같아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방식에 대한 것이죠. 그것만으로 다 알 수 있다면 누구나 형사를 할 테니까요. 또 달라진 점이 있다면 사건 관련 뉴스를 봤을 때 발생 지역을 보게 돼요. '이번 사건은 경기 북부 관할이겠구나', '지난번에 나온 형사님 힘드시겠네' 이런 식으로 연상이 되죠.

Q. 범죄 사건을 다루는 만큼 진행자로서도 조심스럽고 힘든 부분들이 있을 듯합니다.

송 : 사실 프로그램 자체가 무거울 수밖에 없죠. 예능적인 재미는 주기 어려워요. 다만 저는 촬영장에 오시는 형사님들이 편하게 얘기하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국민들이 형사님을 많이 믿고 있고, 건강하고 안전하게 사건을 해결하셨으면 좋겠다는, 그런 심적인 메시지를 드리는 게 목표예요. 또 한가지 느낀 건 제가 이렇게 욕을 잘 하는 사람인 줄 몰랐어요. 진짜 속에서 우러나오는 욕이 나와요.

Q.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에게 전해졌으면 하는 것은?

송 : 프로그램을 통해 전하고 싶은 한 가지는 '반드시 잡힌다'라는 거예요. 범죄자들이 생각하는 만큼 형사님들이 단순하거나 호락호락하지 않아요. 범죄자들이 정서적으로나 지능적으로 혼란을 주거나 통제하려는 경우도 있는데, 절대 통하지 않아요. 또 하나는 '사소한 계기로 범죄자가 된다'는 거예요. 작은 재산 다툼이나 치정 싸움이 살해로 가고, 작은 죄를 감추려 더 큰 범죄로 가고. 그런 것을 많이 봤어요. 죄에 있어서 '이 정도는 괜찮아' 라는 기준은 절대 없습니다.

YTN star 최보란 (ran6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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