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지 "조용필 선배님 '꿈', 리메이크 승인에 한달…대학 합격한듯" [N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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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에이핑크 정은지(29)가 2년3개월 만에 솔로로 돌아온다.
올해 우리 나이로 서른 살을 맞이한 정은지는 몇 년 전부터 팬들에 "30세가 되면 '서른 즈음에'가 담긴 리메이크 앨범을 내겠다"고 한 것이다.
정은지는 이 약속에 덧붙여 자신의 추억이 가득 담긴 다섯 곡을 선별해 자신만의 색으로 리메이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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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그룹 에이핑크 정은지(29)가 2년3개월 만에 솔로로 돌아온다. 올해를 에이핑크 10주년 활동으로 시작한 그는 드라마와 예능에 출연하며 그야말로 쉴 틈 없는 한 해를 보냈다. 이번 솔로 활동에 이어서는 또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2'에 돌입한다.
바쁜 와중에 솔로 앨범 발매를 결심한 건 다름 아닌 팬들과의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우리 나이로 서른 살을 맞이한 정은지는 몇 년 전부터 팬들에 "30세가 되면 '서른 즈음에'가 담긴 리메이크 앨범을 내겠다"고 한 것이다. 정은지는 이 약속에 덧붙여 자신의 추억이 가득 담긴 다섯 곡을 선별해 자신만의 색으로 리메이크했다.
11일 오후 6시 발매될 리메이크 앨범 '로그'는 정은지의 첫 번째 리메이크 앨범이다. '기록하다'라는 뜻의 '로그'는 여행과도 같은 인생을 선배들의 음악으로 재해석하고 다시금 기록한 앨범이다. 앨범 작업 전반에 참여한 정은지는 타이틀인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버즈), '흰수염고래'(YB), '꿈'(조용필), '사랑을 위하여'(김종환), '서른 즈음에'(故 김광석)를 불렀다.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을 리메이크해 인생이라는 여행을 떠나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와 안부를 건네고 싶다는 정은지는 이번 앨범 발매를 앞두고 최근 소속사 IST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뉴스1과 만났다. 그는 "올 한 해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지만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어서 좋았다"라며 "앞으로도 꾸준했으면 좋겠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2년3개월 만에 솔로 컴백인데, 어떻게 리메이크 앨범을 준비하게 됐나.
▶이 앨범의 시작은 '약속'이 먼저였다. 몇 년 전에 우스갯소리로 말한 건데, 그 당시에 '서른 즈음에'를 열심히 듣고 있었다. 그 곡이 가진 쓸쓸함이나 어쩐지 비어 있는 느낌들이 그때 위로가 돼서 많이 듣고 있었는데, 이걸 리메이크해서 앨범을 내게 되면 정말 좋겠다는 로망이 생겼었다. 그때 팬분들이 그 약속을 지금까지 기억을 해주시고 있더라. 그래서 더 의미가 깊어지게 됐다.
-버즈, YB, 조용필, 김종환, 고 김광석 곡을 리메이크했는데 어떻게 골랐나.
▶우선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시간 순서대로 느꼈던 것을 나열하려고 했다. 그렇게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부터 '서른 즈음에'까지로 정했다. 전체적인 콘셉트는 드라이브라, 여행길에 함께 했으면 해서 녹음할 때도 시원하게 뽑을 수 있는 파트들이 있는 노래로 고민했다. 특히 내가 아무리 좋아하더라도 같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대중성을 생각했다. 그리고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은 내가 어릴 때 부모님들이 일하러 가고, 동생들이 하원하기 전까지 혼자 있는 시간이 있었을 때 부르던 노래였다. '흰수염 고래'는 가사적으로 지향하는 노래다. '난 이런 노래를 하고 싶어 하는 가수가 될 것 같다'는 나만의 지침 같은 게 이 노래에 담겼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고향이 부산인 내가 타향살이를 하면서 외로움을 느꼈을 때 '꿈'을 들어서 골랐다. '사랑을 위하여'는 엄마를 위한 트랙이다. 이전 타이틀곡인 '하늘바라기'가 아빠에 대한 노래였는데, 엄마가 왜 자기 얘긴 없냐고 말하더라. 그게 마음에 남아서 꼭 넣고 싶었다. '서른 즈음에'는 정말 공감이 되더라. 지금 내 나잇대에서 고민하는 내용이 가사로 많이 담겨있었다.
-대선배들의 곡이라 특히 부담감도 컸을 텐데.
▶나중에 선배님들이 들으셨을 때 '어…'보다는 끄덕거림이 있었으면 했다. 그래서 창피하지 않았으면 좋겠더라.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위로를 받았던 곡들이라 그 감정선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사실 정말 명곡들이라 편곡할 때도 나름대로 빨리 하려고 했지만 고민이 많아서 더뎌지기도 했다.
-리메이크를 작업하는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비하인드가 있다면.
▶다른 선배님들은 단번에 '오케이'(OK)했는데, 조용필 선배님의 '꿈'은 승인받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선생님께 부산에서 올라왔다고 하면서 내 이야기를 전해드렸다. 서울살이를 하면서 명절에 못 내려가고 그러면 적적 해지는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런 날의 고민들이 '꿈'에 담겨있더라. 그리고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발 밑에서는 정말 동동거리고 있지 않나. 어느 날 부단히 애쓰고 있는 나 자신이 보이더라. 그래서 이 노래를 꼭 넣고 싶었다. 그러고 나서 선생님이 '타향살이하는 친구냐'라고 물어보시더니, 승인을 받았다. 뭔가 대학 합격하는 기분을 그때 느껴봤다. 하하. 거의 한 달 넘게 걸렸다. 원래는 안 되면 트랙 네 개로 가야겠다고도 생각했다.
-어머니를 위해 '사랑을 위하여'를 선곡했는데, 반응은 어땠나.
▶노래를 들려드린 모습을 영상으로 찍었다. 가뜩이나 눈물이 많으신데, 정말 많이 우셨다. 이 곡은 엄마와 추억이 있는 곡이었다. 어릴 적 피아노 학원을 다닐 때 이 곡을 배워서 엄마 앞에서 멜로디언으로 들려줬다. 그때 엄마가 '이 노래를 어떻게 아냐'며 보람 있는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그날 분위기가 아직도 생각난다. 그래서 이 노래를 이번에 리메이크하기로 결정하면서 엄청 많이 울었다. 그날 분위기와 젊은 날의 엄마가 생각이 나더라. 그래서 녹음하면서 감정이 올라와 힘들기도 했다.
-리메이크 작업이 가수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엄청 부담스럽다. 이 곡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더라. 원곡 제목을 검색할 때 내 노래도 같이 나올 텐데 그 곡의 무드를 깨고 싶지 않았다. 특히나 추억이 있는 곡이라 리메이크하는데 엄청 조심스러웠고, 작업 과정에서 여러 번 부르기도 했다. 이 노래들을 통해서 위로와 공감을 건네고 싶었는데, 내가 생각한 이 방향이 달라지지 않아야 했기 때문에 좀 더 진중한 작업이 됐다.
<【N인터뷰】②에 계속>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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