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전부가 아니었어요" 김광현이 변했다. 진짜 변했다, 왜? [위크엔드 인터뷰]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SSG 랜더스 투수 김광현(34)은 메이저리그 도전을 스스로 했던 것이 아니라 "우리 팬들이 보내주셔서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에서의 생활 이후, 그는 정말 변했다. 투구 패턴 뿐 아니라 마인드도 확 달라졌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이 없는 야구선수가 있을까. 김광현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 메이저리거로 뛰었던 지난 2년의 기억은 놀라웠고, 또 아쉬웠다. 친정팀 SK 와이번스를 떠나 두번째 메이저리그 도전. 세인트루이스에서 뛰면서 그는 꿈을 이뤘다. 하필 미국에 가자마자 코로나19 펜데믹이 터지면서 2년간 더 크게 즐기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꼈다.
올해 3월 SSG에 복귀한 김광현은 이전보다 팬 서비스에 훨씬 더 적극적인 선수가 됐다. 원래도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표현하는 방법에 한계가 있었다면 이제는 자신이 직접 적극적으로 방법을 찾는다. 그는 구단과 상의해 올해 선발승을 할 때 마다 팬들에게 특별한 선물들을 제공했다. 'KK 위닝플랜'이라는 이벤트인데, 김광현 스페셜 굿즈를 제작해 팬들에게 나눠주는 이벤트를 승리 때 마다 실시했다. 미니 선풍기나 담요, 우산 같은 기념품부터 10승 기념 특별 유니폼을 나눠줄 때는 새벽부터 수천명의 팬들이 야구장을 빙 둘러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러가지 면에서 훨씬 더 성숙해졌고, KBO리그 흥행과 인기를 걱정하는 책임감도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시리즈 전, 김광현과 만난 자리에서 그의 진짜 속내를 들어볼 수 있었다.
김광현은 "사실 한국에 돌아오기로 했을 때부터 엄청난 욕심을 가지고 왔다. 잘해서 우승도 하고, 프로야구의 인기 같은 것도 넓게 생각해보자 싶었다. 그런데 막상 시즌이 들어오니 내 야구를 하기 바쁘더라. 다른 것까지 챙기고 싶었다"며 아쉬워했다.
미국에서의 경험, 세인트루이스 선수들과 팬들에게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온 것이 김광현을 달라지게 만들었다.
"세인트루이스는 선수들과 팬들의 관계가 참 좋아보였다. 선수들은 야구를 하는데 있어서 자부심을 느끼고, 선수와 팬들이 서로 '리스펙' 하는 분위기다. 경기에 져도 모두가 야구를 즐기는 하나의 놀이 문화 같은 분위기가 있었다"는 김광현은 "미국에 가서 내가 참 그동안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와 이겨야 한다는 심한 강박관념을 가지고 살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물론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당연히 경기가 시작되면, 이기기 위해 집중하지만 경기 전이나 후에는 모두가 즐기고 행복하게 재미있게 야구를 즐긴다"고 이야기 했다.
프로의 세계에서 이기고 지는 것과 즐기는 것이 공존하기란 참 힘들다. 팬들도,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김광현도 "사실 우리 나라에서는 꼴찌팀이 웃고만 있어도 비난을 받는다. 그런데 사람이 어떻게 웃지 않고 살 수 있겠나. 즐기면서 야구 하다 보면 성적이 다시 날 수도 있고, 팬들과의 관계도 서로 존중하면서 끈끈하게 유지되는 분위기가 좋다고 생각했다. 미국에서 내가 가장 크게 느낀 게, 야구장에 나가는 매일이 즐겁다고 생각했다"면서 "분명히 어제 경기에서 대량 실점해서 평균자책점이 대폭 상승했는데, 다음날 또 즐겁게 나갈 수 있더라. 팬들도 어제 결과는 잊고, 오늘 응원해 주신다. 또 야구장에서 야구만 하는 게 아니고 주변이 거의 공원이다 보니까 오후 1~2시부터 야구장 주변에 가족들이 모여 즐기고 노는 분위기가 부럽고 좋아보였다"고 회상했다.
부러운 마음 만큼, 한국에서도 또 SSG 팬들과도 같은 기분을 공유하고 싶은 바람이 있었다. 김광현이 올해 팬들과의 스킨십에 더 적극적으로 나섰던 이유다.
마케팅 팀과의 회의를 통해 선정한 'KK 위닝플랜' 선물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가끔 '프리미엄'을 붙여 되파는 일부 사람들의 아쉬운 행동에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보람을 더 많이 느꼈다. 김광현은 "유니폼을 선물로 드렸을 때, 팬분들이 정말 길게 줄을 서셨다. 주위 분들이 저에게 '2000년대 초반 이후 팬들이 야구장에 이렇게 길게 줄 선 모습을 처음 본다'고 하시더라. 정말 뿌듯했다"면서 "내가 미국에 갈 수 있었던 것은 팬분들이 보내주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가 뭔가 갚아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집에서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지만, 이왕이면 야구장을 찾아주시는 분들께 좀 더 많은 혜택을 드리자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사실 김광현은 통산 150승 달성 선물도 굵직한(?) 아이템으로 준비해놓고 있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 패전으로 150승 달성을 내년으로 미루게 됐다. 김광현은 "첫승이랑 150승 선물은 큰 걸로 준비하고 있었는데 내년으로 미뤄져서 아쉽다. 그래도 그런 부분은 계속 이어나갈 수 있게 하고 싶다"면서 "저는 연봉을 많이 받는 선수가 아닌가. 나중에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제가 귀감이 돼서 조금이라도 (팬들에게 돌려드리는)이런 문화가 이어졌으면 좋겠다. 팬분들이 야구장에 좀 더 자주 오실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지 않을까"라고 속마음을 밝혔다.
올해 통합 우승을 확정 짓는 한국시리즈 6차전 마지막 투수도 김광현이었다. 그만큼 김광현은 SSG 팬들에게 상징적인 존재다. 이제는 김광현도 그동안 받아온 사랑을 보답하고 싶어한다. 그가 달라진 진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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