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 FTX CEO 공개사과…"자금 조달안 논의 중이지만..."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샘 뱅크먼-프리드 최고경영자(CEO) /AFPBBNews=뉴스1

유동성 위기로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을 뒤흔든 암호화폐거래소 FTX 최고경영자(CEO)가 자기 잘못을 인정하며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그는 또 회사의 파산을 막고자 13조원에 달하는 자금 조달 방안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샘 뱅크먼-프리드 FTX CEO는 이날 오전 트위터에 "미안하다. 더 잘했어야 했다. 더 많은 의사소통을 해야 했다"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FTX와 함께 공동 설립한 무역회사인 알라메다 리서치(Alameda Research)를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FTX의 유동성 사태는 거래소 가치의 상당 부분을 알라메다 리서치가 FTX의 자체 발행 코인인 'FTT 토큰'을 통해 떠받치면서 불거졌다. 알라메다가 보유한 자산 중 상당수가 FTT 토큰으로 이뤄져 있는데, 금리인상 등으로 토큰의 가치가 흔들리면서 거래소의 유동성 위기가 촉발했다.

특히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FTX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FTX의 문제는 우리가 제어할 수 없거나 도울 수 있는 능력을 넘어서는 것"이라며 철회하면서 FTX의 파산 위기가 한층 커졌다.

바이낸스 인수 철회 후 비트코인 가격이 1만6000달러 아래로 추락하는 등 암호화폐 시장이 심하게 흔들렸다. 이와 관련 JP모건은 비트코인 가격이 1만3000달러(약 1774만원)까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한국시간 기준 11일 오전 7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예상을 밑도는 미국 물가상승률의 영향으로 크게 반등해 1만7766달러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11일 오전 7시 기준 최근 일주일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 /사진=코인데스크

뱅크먼-프리드 CEO는 유동성 위기 해결을 위해 투자자와 코인업체 대표들은 만나 자금 지원을 부탁하고 있다. 뱅크먼-프리드 CEO가 조달하려는 자금의 규모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로이터는 투자자들을 인용해 자금 조달 규모가 최대 94억 달러(약 12조83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그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더 많은 자금을 모으고자 업계의 여러 플레이어와 논의하고 있다"며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플랫폼 트론을 창업한 저스틴 선과도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다만 "(자금조달) 성공의 가능성에 대해선 어떤 것도 암시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 CEO는 저스틴 선 이외 코인거래소 OKX, 스테이블코인 데더플랫폼 등과도 접촉해 각각 10억 달러(약 1조3650억원)를 조달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벤처펀드 세쿼이아 캐피털과 서드 포인트 등과도 구제금융 확보 방안을 협의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FTX는 고객들이 한꺼번에 자금을 빼가는 '뱅크런' 사태에 이틀간 중단했던 자금 인출을 이날 일부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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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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