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까지 풀렸지만…'옆집 뷰' 논란 둔촌주공, 분양 흥행할까

오세성 2022. 11. 11.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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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LTV 50% 일괄 적용으로 담보대출액 늘어
9억원 넘는 전용 59㎡ 중도금 대출도 '초록불'
'옆집 뷰'·'오피스텔' 논란에 이자 부담까지…
전문가들 "비선호 물량 미달 가능성 높아"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모습. 사진=한경DB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이 내달 일반분양을 추진한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한 대출 규제 완화 방침을 밝히면서 첫 수혜 단지가 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사업 조합은 이달 내로 일반분양가를 확정하고 내달 중으로 분양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관리처분인가를 위한 조합 총회도 내달 17일로 예정됐다. 시장에서는 둔촌주공 조합이 일반분양가로 3.3㎡당 4200만원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강동구청은 지난 9일 분양가심의위원회를 열고 분양가 심의를 진행했다. 당일 분양가를 확정하지 못하고 조합에 일부 자료 보완을 요청한 상태다. 자료가 보완되는 대로 분양가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확정 분양가로는 조합이 원했던 것 보다 낮은 3.3㎡당 3900만원 대로 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전용 59㎡는 10억원 이내, 전용 84㎡는 13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달 둔촌주공 일반분양…대출 규제도 '완화'

둔촌주공 일반분양에 맞춰 정부도 대출 규제 완화 방침을 밝혔다. 전날 정부는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투기과열지구에서 20~40%로 차등 적용됐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무주택자와 1주택자(기존주택 처분조건부)만 내달부터 50%로 단일화하기로 했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한경DB


13억원짜리 집으로 주담대를 신청하면 기존에는 담보대출액이 4억4000만원(9억원분 3억6000만원, 4억원분 8000만원)에 그쳤지만, 내달부터는 6억5000만원(9억원분 4억5000만원, 4억원분 2억원)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중도금 대출도 용이해진다. 정부는 지난달 중도금 대출 한도를 분양가 9억원 이하에서 12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바뀐 규정은 내년부터 적용되지만, 중도금 대출받는 시점이 기준이기에 올해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는 단지도 완화된 규제를 적용받는다. 둔촌주공도 전용 59㎡까지는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둔촌주공이 계획대로 내달 일반분양을 시작하면 정부의 규제 완화 혜택을 직접적으로 받는 첫 단지가 될 전망이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강동구 둔촌1동 일대에 최고 35층, 85개 동, 1만2032가구 올림픽파크 포레온을 짓는 사업이다. 이 가운데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한다.

주방 창문으로 이웃집을 마주보는 둔촌주공 전용 84㎡ E타입 평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다만 시장에서는 둔촌주공 일반분양 흥행 가능성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옆집 뷰', '오피스텔' 등의 논란이 불거진데다 기준금리 인상마저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선 558가구가 나오는 전용 84㎡E형과 149가구가 예정된 전용 59㎡C형은 주방 창문을 통해 옆집 내부가 보일 정도로 동 간 간격이 좁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생활 침해는 물론, 환기·통풍 문제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공급 면적·설계 등 논란 지속…흥행 가능성은 '의문'

특히 전용 84㎡E형은 일반분양으로 나오는 전용 84㎡ 가운데 물량이 가장 많다. 선호도가 높은 전용 84㎡A형은 조합원이 1562가구를 선점하면서 218가구만 남았고, B형과 C형은 각각 19가구와 76가구가 나온다. 청약자로서는 피하고 싶은 타입이 당첨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원룸과 투룸 구조인 전용 29·39·49㎡ 소형 면적이 약 2000가구를 차지하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주택 시장에서는 3인 이상 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전용 59㎡ 이상 주택형의 인기가 높다. 가장 인기가 많은 '국민 평형'도 전용 84㎡다. 분양가가 3.3㎡당 3900만원이 되면 소형 면적 분양가는 전용 29㎡ 5억5000만원, 전용 39㎡ 7억원, 전용 49㎡ 8억5800만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선호도가 낮은 원룸·투룸이 그 가격에 팔리겠냐는 지적이다.

복도식 원룸과 투룸 구조인 전용 29·39·49㎡ 소형 면적 배치도.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전용 84㎡나 전용 59㎡는 무난히 팔릴 것으로 본다"며 "전체 물량의 절반 가까운 소형 면적이 과연 팔릴 수 있겠느냐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소형 면적은 복도식으로 지어지기에 사실상 오피스텔과 다를 바가 없다. 주변 오피스텔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낮다면 (완전 판매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승을 거듭하는 기준금리도 발목을 잡는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 금리는 연 5.160~7.646%로 이미 하단이 5%를 넘겼고 상단은 7% 중반에 진입했다. 여기에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면서 국내 기준금리도 재차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청약자 입장에서는 불어난 이자에 대한 거부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1년 전만 하더라도 0.75%로 '제로금리'였는데 벌써 기준금리가 3%까지 올랐다"며 "높아진 금리에 시장이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데, 둔촌주공이 일반분양을 하는 시점까지는 금리에 대한 거부감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선호도가 낮은 주택의 경우 미달이나 미계약도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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