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쾌한 탭댄스에 실린 스타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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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타다닥, 타다타닥.'
막이 서서히 오르면 탭댄스를 추는 배우들의 발이 먼저 보인다.
뮤지컬을 보고 있으면 맑고, 높고, 경쾌한 탭댄스 소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즐길 수 있다.
30여명의 출연 배우들이 경쾌한 스윙 리듬에 맞춰 다양한 탭댄스 기술을 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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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무명 코러스걸의 성공기
‘탁, 타다닥, 타다타닥….’
막이 서서히 오르면 탭댄스를 추는 배우들의 발이 먼저 보인다. 얼굴보다 발이 먼저인 이 뮤지컬은 관객의 귀와 눈을 즐겁게 한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얘기다.
탭댄스는 귀를 즐겁게 한다. 뮤지컬을 보고 있으면 맑고, 높고, 경쾌한 탭댄스 소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즐길 수 있다. 탭 슈즈가 힘차게 바닥을 때리면 심장 박동도 빨라진다. 30여명의 출연 배우들이 경쾌한 스윙 리듬에 맞춰 다양한 탭댄스 기술을 뽐낸다.
칼군무는 눈을 즐겁게 한다. 20여명의 앙상블이 계단 위에서 만드는 무반주 탭댄스 군무는 뮤지컬의 하이라이트다. 큰 동전 위에서 펼쳐지는 코인 댄스도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발놀림을 선보이며 눈길을 뗄 수 없게 한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1930년대 대공황기 미국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무명 코러스걸인 페기 소여가 스타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1980년 뉴욕 윈터가든 극장에서 처음 선보인 뒤 1996년 국내 초연 이래 희망적인 이야기와 다채로운 볼거리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뮤지컬은 페기 소여가 스타가 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무대와 작품을 만들기 위한 평범한 사람들의 꿈과 노력,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당시의 경제 상황도 잘 그려낸다. 코러스걸들은 세련된 옷으로 치장해 화려해 보이지만 5명이 식당에 가서 점심 세트 3개만을 주문하는 가난한 현실도 잘 그려낸다.
쇼뮤지컬이다 보니 많은 앙상블(조연배우)이 나온다. 한명 한명이 도드라지게 드러나진 않지만, 이들에게 초점을 맞춰 보길 추천한다. 이들은 무대에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신인 배우,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가 되고 싶은 아이돌 연습생, 얼어붙은 취업 시장을 통과하기 위한 취업준비생처럼 안쓰럽고 애틋하게 느껴진다.
물론 모든 사람이 성공할 수는 없겠지만, 그런 어려움을 뚫고 페기 소여처럼 성취를 이룬 사람은 있다. 이번 공연에서 페기 소여로 캐스팅된 유낙원은 2018년 이 뮤지컬에서 앙상블로 데뷔했다. 데뷔 이후에도 코로나 탓에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꿈과 희망을 버리지 않고 끝내 앙상블에서 주역으로 거듭났다.
5일 막을 올린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내년 1월15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씨제이(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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