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영 “공백기 이유? 나와의 시간 필요, 쉬는 연습했다”[EN:인터뷰]

박수인 2022. 11.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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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수인 기자]

배우 박세영이 공백기를 가진 이유를 밝혔다.

박세영은 11월 10일 서울 강남구 씨엘엔컴퍼니 사옥에서 진행된 tvN 월화드라마 ‘멘탈코치 제갈길’(극본 김반디/연출 손정현) 종영 인터뷰에서 2019년 방송된 MBC 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이후 약 3년 만 드라마 복귀한 소감을 전했다.

박세영은 '멘탈코치 제갈길' 출연을 앞두고 "즐겁게 하고 싶었다. 오랜만에 일을 하는데 긴장보다는 촬영하면서 재밌고 즐거운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졌던 것 같다. 오랜만에 작품을 하니까 연기가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걱정하기도 했다. 그런데 연기하면서 감독님도, 작가님도, 배우들도 자연스럽게 잘 나올 수 있도록 이끌어주셨다. 즐거움을 느끼면서 해서 그런지 걱정이 없어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공백기를 가진 이유로는 "처음 쉴때는 저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대표님께 '일을 좀 쉬고 싶은데 기간을 정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저와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배우 일을 1, 2년 하고 그만둘 게 아니고 평생 하고 싶은데 불안정하거나 힘든 마음이 있을 때 나를 돌보지 않으면 안 되겠다 생각했다. 인생을 건강하게 살고 싶어서 쉬겠다 했는데 흔쾌히 허락을 해주셨고 기다려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다"며 "(쉬는 데에) 나이도 관련이 없진 않았다. 예전 인터뷰에서 30대를 기다렸다고 한 적 있다. 제 20대는 움추려 있었고 긴장도 많이 했고 어른이라기보다 사회초년생의 개념이 많아서 하고 싶은 걸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시기라고 느껴졌다. 행동에 책임지고 목소리를 더 낼 수 있는 나이가 30대이지 않을까 했다. 막상 30대가 되니까 진짜 나를 고민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 털어놨다.

공백기에는 쉬는 연습을 했다고. 박세영은 "평소 못 쉬는 성격이라서 집에 가만히 못 있는다. 쉬면서 독립하게 됐는데 집안일 하느라 엄청 바쁘다. 멍 때리고 나를 돌아보고 나만의 재미를 찾고 일상을 살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경험하고 배우고 싶었는데 1년 정도는 몸을 못 쉬었고 나중에는 생각이 안 쉬게 되더라. 쉽지 않구나 느꼈다. 그러고 나서는 사람들을 많이 안 만났다. 내 생각을 들어보자 해서 아이패드 하나 들고 카페 가서 내 감정을 써보는 시간을 제일 많이 가졌다. 너무 즐거웠고 새로운 행복이라고 느낄 정도로 좋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번아웃의 순간들이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인지를 잘 못하고 일을 했던 것 같다. 일을 하면서 마음이 자꾸 힘든데 왜 힘든지 잘 모르겠더라. 감사한 마음으로 하려고 했고 잘 하려고 해서 그런 것들이 없다고 느꼈는데 오히려 그 생각들이 힘들게 했지 않나 싶었다. 잘 해내고, 좋은 사람으로 비춰져야 하는 생각을 하다 보니까 계속 일을 하다가는 포장된 나밖에 안 보이겠다, 길을 잃겠다 싶었다"고 답했다.

쉼을 통해 자신을 돌아본 시간들이 '멘탈코치 제갈길' 연기에도 반영이 됐다. 박세영은 "아무래도 연기를 하지만 저라는 사람이 하는 거니까 제가 바뀌면 연기도 바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평소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고 완벽주의인데 내려놓으려고 노력을 했다. 마음 속으로 '대충해' 자기암시를 했다. 절대 대충할 리 없다는 걸 아니까. 제가 할 때도 느꼈는데 시청자분들도 편안하다고 느끼셨더라. 하는 저도 '오늘 왜 이렇게 재미있었지?' 느끼게 됐다"며 "주변 친한 친구들도 되게 좋아했다. 이번에는 편해보이고 너같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실제 모습 중에 좋은 부분이 튀어나오더라는 말을 해줘서 기분이 좋았다. 연기가 편안해 보인다는 말을 들었을 때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맡아온 캐릭터에 대한 연기 갈증도 있었을까. 박세영은 "저는 재밌는 사람은 아니다. 진지하고 재미없는 사람이지만 재밌는 걸 좋아한다. 주변 사람들이 '지금 너 모습을 그대로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한다. 그런 캐릭터를 생각보다 많이 만나지 못하다 보니까 빨리 하고 싶다는 생각, 하면 재밌겠다는 생각도 했다. 악역보다는 따뜻한 역할의 연기가 더 편하고 잘 맞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악역만의 매력이 있어서 싫지만은 않다. (악역을) 처음에 했을 때는 매일 화를 내고 돌아오니까 아무리 연기여도 진이 빠지고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다. 흥분상태가 되고 저한테 화가 많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게 괜찮은건가 했다. 그때는 연차가 많지 않을 때여서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마음 편한 역할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그때 더 많이 했다. 지금은 많이 편해지면서 뭘 해도 마음은 편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차기작은 이번과 너무 비슷하지 않으면 더 재밌지 않을까 한다. 마음이 편한, 일상적인 작품을 하고 싶다. 예전에는 이런 작품,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게 있었다면 지금은 어떤 걸 했을 때 새로운 내가 나올까 하는 관점이 바뀐 것 같다. 다 재미있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자신의 멘탈코치는 누구인지 묻는 질문에는 "일 쉬기 전에는 누구에게도 제 힘듦을 표현하지 않았다. 고민도 안 했고 부모님, 언니 둘, (당시) 남자친구(곽정욱)한테만 얘기를 했다. 심각하게 얘기 안 하고 '힘든 것 같아. 그래도 감사하게 일 안 쉬고 하니까 좋아' 했다. 그때는 멘탈 케어할 생각을 안 했다"며 "일을 쉬면서는 지금은 제가 제일 큰 힘이 된다. 영향력이 더 크더라. 위로를 받으려고 남에게 기대보기도 하고 얘기도 했는데 잠깐인 것 같다. 계속 원하더라. 제가 저한테 하면 한 번으로도 힘이 크더라"고 답했다.

박세영에게 '멘탈코치 제갈길'은 어떤 작품으로 남게 될까. 그는 "저에게는 의미가 남다를 것 같긴 하다. 새로운 시작 같은 개념이다. 새롭게 연기를 시작하는 느낌이었다. 마음가짐도 달라서 기대감도 있었다. '즐겁게 연기할 수 있을까' 하는 첫 작품이라서 와닿는 것도 달랐다. 주체적으로 산 3년 정도의 시간이라 생각해서 조금 바뀐 것 같다. 자라나는 과정 중에 힘을 많이 주는 작품이라서 작품을 하는 내내 위로와 힘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사진=씨엘엔컴퍼니 제공)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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