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망사용료와 스타크래프트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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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스타크래프트 배급사 블리자드와 한국e스포츠협회(KeSPA)가 저작권 문제를 두고 맞붙었다.
블리자드와 상의 없이 스타크래프트를 이용해 프로 리그를 개최하고 돈벌이를 하던 협회에 대해 블리자드가 문제 제기를 하자 협회측은 스타크래프트를 '축구공'에 비유했다.
마치 2010년 e스포츠협회가 소속 프로게이머들을 블리자드의 공식 대회인 곰tv리그에 내보내지 않으면서 게임 팬들을 속썩였던 모습과 판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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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스타크래프트 배급사 블리자드와 한국e스포츠협회(KeSPA)가 저작권 문제를 두고 맞붙었다. 블리자드와 상의 없이 스타크래프트를 이용해 프로 리그를 개최하고 돈벌이를 하던 협회에 대해 블리자드가 문제 제기를 하자 협회측은 스타크래프트를 '축구공'에 비유했다. "월드컵 연다고 축구공 제조사에 돈 내는 법이 없다"는 희대의 망언도 이 때 나왔다.
당시 많은 비판이 협회에 쏟아졌다. 역사적으로 많은 사람들에 의해 형성된 '축구'라는 스포츠와, 사기업이 수많은 비용을 들여 개발했으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스타크래프트'라는 콘텐츠를 동일선상에 놓을 수는 없다는 이유가 가장 컸다. 스타2와 리그오브레전드 등 차세대 유망 게임이 인기를 끌며 스타리그가 저물었지만, 당시 협회의 '배짱 행태'를 스타리그 망조의 주된 배경 중 하나로 꼽는 이들도 적지 않다.
최근 망사용료 법안 논의 자체가 부당하다며 여론전을 펼치는 일부 글로벌 대기업의 자세도 당시 e스포츠협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은 국내 통신사들이 장기간에 걸쳐 구축한 시설 투자, 망 유지를 위한 비용 지출 등은 외면한 채 통신망의 공공성을 주장하고 있다. 구글은 이 같은 주장을 펼치며 오픈넷코리아라는 사단법인의 주장을 인용해 여론전을 펼치는데, 이 단체가 2013년 구글의 단독 후원으로 설립됐고 지난해까지도 십수억원을 후원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구글은 망사용료 부과가 국내 유튜버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크리에이터와 소비자를 볼모로 한 협박도 서슴지 않고 있다. 트위치는 이미 국내 화질 제한, VOD기능 중단 등으로 소비자를 압박하고 있다. 마치 2010년 e스포츠협회가 소속 프로게이머들을 블리자드의 공식 대회인 곰tv리그에 내보내지 않으면서 게임 팬들을 속썩였던 모습과 판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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