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지만 아껴 써야” 식어버린 ‘연탄 온기’…서울 화훼마을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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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휴, 우리는 연탄을 쓸 수밖에 없지. LPG는 20㎏짜리 하나 사면 이틀이면 다 쓰는데 그건 8만원이여. 비싸서 못 써. 연탄 써야 돼."
최근 화훼마을에서 자원봉사자 20여명이 연탄을 날랐는데, 연탄은행은 봉사 며칠 전 자원봉사자를 긴급 모집한다고 공고를 내기도 했다.
화훼마을 주민 최화순(81)씨는 "요즘 하루에 연탄을 3장만 때고 있는데 3장으론 부족하다"며 "춥지만 어쩔 수 없이 아끼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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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후원·봉사자 대폭 줄어
하루 평균 5장 필요한데 태부족
주민 “춥지만 그래도 아껴 써야”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위치한 판자촌 화훼마을에서 딸과 함께 살고 있는 송정자(63)씨는 연탄을 넣는 보일러를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연탄 가격은 한 장에 800원.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는 가을부터 한겨울을 지나 초봄까진 하루 평균 5장의 연탄이 필요하다. 동장군이 찾아오는 한겨울엔 10장가량 사용한다. 총 180여가구가 살고 있는 이 마을엔 29가구가 여전히 사계절 내내 연탄을 쓰고 있다.
올해는 연탄을 쓰는 이들 가구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8월 초 쏟아졌던 기록적인 폭우로 화훼마을도 어김없이 온 마을이 잠기고 말았다. 배수가 잘 되지 않아 사람 무릎 높이까지 차오른 빗물은 날씨가 추워지면 쓰려고 보관해뒀던 연탄까지 삼켜버렸다. 한 주민은 “폭우가 그친 후 군인들이 와서 이틀 내내 쓸 수 없는 연탄을 내다버렸다”며 한숨을 쉬었다.
10일 ‘밥상공동체연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전국에서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는 8만1721가구다. 이 중 기초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이 6만8816가구로 전체의 84.2%를 차지했다.
연탄은행 관계자는 “연탄을 쓰는 가구들은 대부분 자력으로 연탄을 사기 어렵다”며 “경기가 안 좋아 다들 상황이 어렵겠지만 연탄으로 겨울을 나는 가구들에 대한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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