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 금융CEO '인사 블랙홀'

오상헌 기자 2022. 11. 11. 05: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민간 금융그룹 회장과 은행장 인사 시즌이면 반복되는 낙하산·외압 논란에는 오랜기간 이어져 온 일종의 공식이 작동하는 것 같다.

역대 정권의 인사 철학과 금융 정책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딱히 주인(대주주)이 없는 국내 은행지주 금융그룹은 이런 지배구조 리스크를 늘상 짊어지고 간다.

주요 금융그룹 CEO 인사는 내년 말까지 줄줄이 이어진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민간 금융그룹 회장과 은행장 인사 시즌이면 반복되는 낙하산·외압 논란에는 오랜기간 이어져 온 일종의 공식이 작동하는 것 같다. 현재의 권력과 미래 권력을 꿈꾸는 내부 세력 사이에 각종 투서가 난무하고 힘 깨나 쓴다는 유력 정치인을 뒷배로 암투가 벌어진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를 상시 감시하는 금융당국이 손을 놓고 있을 리 없다. 지배구조 안정화를 명분으로 전선에 뛰어들어 집안 싸움을 말리고, 직접 해결사를 자처하기도 한다. 차기 회장이나 행장 후보로 경제·금융부처 장·차관 등 고위 관료 출신 인사들의 이름이 단골처럼 등장하는 배경이다.

내부 출신이 됐든 외부 인사가 됐든 승자를 가름하는 건 '힘의 논리'다. 역대 정권의 인사 철학과 금융 정책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딱히 주인(대주주)이 없는 국내 은행지주 금융그룹은 이런 지배구조 리스크를 늘상 짊어지고 간다. 결과적으로 '내분'이 '외풍'의 빌미가 된다는 점에서 민간 금융사들도 깊이 곱씹어볼 대목이다.

올해 연말 금융 CEO(최고경영자) 인사도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게 흘러가는듯 하다. 수협은행을 필두로 내년 3월 차기 회장을 뽑는 BNK금융지주와 우리금융그룹까지 사방팔방에서 노이즈가 들린다. 백번 양보해 정치권과 정부 입김이 센 수협은행이야 그렇다 해도 민간 금융회사인 BNK금융과 지난해 완전 민영화한 우리금융이 외압 논란으로 더 시끄럽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BNK금융은 임기 만료를 4개월 남짓 앞둔 현직 회장이 아들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휘말려 '자진 사임'이란 형식을 취했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다. 이사회가 이례적으로 차기 회장 후보 자격 관련 규정을 수정했고, 내·외부 인사 모두에게 문호를 개방한 터여서 중앙 권력을 등에 업은 지방 인사들의 한 판 힘대결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이 차례로 적극 해명하긴 했으나 우리금융 회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중징계'(문책 경고) 의결도 영 개운치 않다. 중징계 사유인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가볍다거나 잘못한 게 없는데 징계를 내렸다는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정치적 외압과 외풍 논란이 뻔한 데도 민감한 시기에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을 고쳐 쓴' 이유를 다들 궁금해 한다.

금융위원장은 "금융시장이 어렵지만 미룰 수 없는 일"이라며 "정리할 건 연말까지 빠르게 정리하려 한다"고 했다. 금감원장도 "정치적 외압은 없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지난 1년7개월간 제재 결정을 보류해 오다 인사 시즌에야 '칼'을 꺼낸 이유와 구체적인 설명은 듣기 어렵다. 차라리 "국회에서 관련 내용이 너무 지체된다는 지적이 있었다"는 금융위원장의 설명이 솔직하게 들린다.

더 걱정스러운 건 앞으로다. 주요 금융그룹 CEO 인사는 내년 말까지 줄줄이 이어진다. 민관이 힘을 합해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3고(高) 파고'를 헤쳐나가야 할 시기에 금융권이 '인사 블랙홀'로 빠져드는 건 불행한 일이다. '동아줄 없이는 금융 CEO가 되기 어렵다'는 금융권 속설이 사라지길 기대하는 건 과한 바람일까.

[관련기사]☞ 현영, '학비만 5억' 국제학교 다니는 딸 공개…뮤지컬 오디션 준비김지현 "남편, 아들만 둘인 '이혼남'…내가 고백" 왜?테이, 백종원 추천으로 햄버거 팔아 '연매출 10억' 대박전수경 "남편 덕에 호텔서 신혼생활…뷔페·헬스장 다 누려""월급은 거들 뿐"…나는 솔로에 의사·금수저까지, 재력은?
오상헌 기자 bborirang@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