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韓美日 정상회담… 尹·바이든 회담도 확정
윤석열 대통령은 11일부터 4박 6일 일정으로 떠나는 동남아 순방과 관련해 “한·미·일 정상회담은 확정됐고 몇 가지 양자 회담도 확정됐거나 진행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등 고강도 도발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한·미·일 3국 정상이 5개월 만에 다시 대면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도 한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에게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 아직도 충격과 슬픔에 힘들어하는 국민을 두고 이런 외교 순방 행사에 참석해야 하는지 많이 고민했지만, 워낙 국민들의 경제 생산 활동과 이익이 걸려 있는 중요한 행사라 (참석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1~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리는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하고, 14~15일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자유·평화·번영에 기초한 인도태평양 전략 원칙을 발표한다”고 했다.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은 13일 프놈펜에서 열린다고 백악관이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때 현지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한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3국 정상회담을 갖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미·일 3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여 북 핵·미사일 위협에 공동 대응하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도 정례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총리가 이번 방문 기간에 미국, 라오스, 베트남, 캄보디아, 브루나이 정상과 양자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라며 한·미·일 회담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일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번 순방에서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도 열릴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한국 기업이 불이익을 볼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하고 해법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뉴욕 방문 때 바이든 대통령을 국제 회의장에서 잠시 만났다. 반면 이번엔 정식 회담을 하고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일 정상회담도 하게 된다면 프놈펜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했다. 다자 회의 특성상 양자 회담 일정은 변수가 많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취임 후 처음으로 만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식 양자 회담 가능성은 크지 않고 다자 정상회의장에서 약식으로 조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순방에서 시 주석과 어떤 만남이 있을지 예단하기 어렵다”며 “상호호혜적 관점에서 다양한 대화들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순방을 하루 앞둔 1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푸안 마하라니 인도네시아 하원의장을 접견하고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에 나서는 점을 언급하며 “아세안 및 인도네시아와의 관계 강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인도네시아가 동남아시아 국가 중 한국과 유일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며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지난 7월 방한 때 경제 안보·투자·인프라·국방·방산 협력 강화를 합의한 만큼 의회 차원에서 지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푸안 의장은 “내년 수교 50주년을 계기로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의회가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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