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따로, 보건소 따로, 디맷 따로…현장 협업 안 됐다
[앵커]
참사 현장에는 소방과 보건소, 병원의 재난의료팀들이 출동해 대응에 나섰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중증도에 따른 환자 분류부터 처치, 이송까지 유기적인 협업이 골든 타임 확보에 필수적인데 부족한 면이 많았습니다.
신지원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10월 30일 0시 8분 용산소방서장이 무전으로 지시합니다.
'순천향대병원 의사들을 현장으로 파견하도록 하라'.
이때는 서울대병원의 재난의료지원팀, 즉 DMAT과 용산구보건소 신속대응반이 이미 도착한 뒤였습니다.
[이경원/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현장 응급 의료소장님(보건소장)도 소방에 빨리 알리지 않은 것도 있겠고 소방서장님도 DMAT이라든지 현장 응급 의료소를 잘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고..."]
재난의료대응 매뉴얼상 현장에서 소방과 보건소, DMAT의 역할 분담과 협업을 지휘할 주체는 보건소장입니다.
[최재원/용산구 보건소장/10월 30일 새벽 3시경 : "(사망 원인은 질식사인 건가요?) 아직 모릅니다."]
현장 응급의료소 설치는 발생 3시간 만에야 마무리됐고 산소통을 비롯한 압사 구조의 필수 장비도 원활히 조달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CPR에 참여한 의료진들이 마실 물조차 없을 만큼 현장 지원이 열악했다고 출동한 의사는 전했습니다.
정부가 모바일 상황실 겸 꾸린 단체 대화방에선 보건소가 사망자 현황 등을 질문하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자, 보건소의 임무임을 알리는 매뉴얼이 공유되기도 합니다.
한시가 급한 상황, DMAT 표기가 명백한 조끼를 입고도 현장 진입을 통제당하기도 했습니다.
시민들까지 구조에 동참할 만큼 손이 부족한 상황이었지만, 정작 구급차에 구비 된 기계식 CPR 장치와 기도 확보 장치 등은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습니다.
[이경원/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비슷한 종류의 대형 참사에서 또 이렇게 우왕좌왕하다 끝날 수 있거든요. 소방, 경찰, 보건소, DMAT의 협조가 더 잘돼야 하고요. 재난 응급의료 대응에 대해서는 재난 응급의료 전문가인 (출동한 DMAT의) 응급의학과 전문의 선생님의 의견을 총괄적으로 지휘할 수 있게 해 줬으면 좋겠다..."]
세월호 참사 이후 2016년 만들어진 재난의료대응 매뉴얼, 매뉴얼이 담은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고 교육하는 것부터 시급한 과제가 됐습니다.
KBS 뉴스 신지원입니다.
촬영기자:정현석/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채상우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뉴스홈페이지 : https://goo.gl/4bWbkG
신지원 기자 (4you@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