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직후 재난문자 발송 지시…용산구, 78분간 묵살
[앵커]
이태원 참사 당시, 용산구의 안이한 대처가 연일 논란입니다.
현재 자연재해나 사고가 일어나면 관할 자치구가 재난 문자를 보내도록 되어 있는데요.
참사 당일, 행안부와 서울시가 거듭 재난 문자 발송을 요청했지만 용산구청은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아 다음 날 새벽에야 문자를 보냈습니다.
황정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태원 참사 당일, 행정안전부는 국가재난관리시스템을 통해 서울시와 용산구에 재난문자를 보낼 것을 지시합니다.
밤 10시 53분입니다.
서울시도 행안부 지시에 따라 용산구에 재난문자 발송을 요구하려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습니다.
11시 27분에 용산구 재난문자 담당자와 전화 연결이 돼 문자 발송을 요청했지만 발송은 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서울시는 긴급한 상황임을 고려해 11시 56분, 행안부 지시 1시간 넘게 지나서야 첫 재난 문자를 발송했습니다.
용산구는 서울시 문자 발송 이후 15분이 지난 다음 날 0시 11분에야 재난 문자를 보냈습니다.
소방에 처음 참사 신고가 접수된 10시 15분 이후 2시간 가까이 된 시점이고, 행안부의 지시 78분만입니다.
늑장 대처에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이 거세지만 용산구는 수사 중이라는 말만 반복합니다.
[용산구 관계자/음성변조 : "이게 수사 중인 사항이라... 저희도 지금 아마 내부적으로 지금 계속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행안부의 재난문자 운영 지침을 보면 재난 발생 시 해당 자치구에서 재난 문자를 발송하고, 2개 이상 자치구에서 발생한 재난에 대해서 서울시 등 시·도지사가 보내게 돼 있습니다.
[김성호/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 "시도와 시군구에 권한을 줘서 운영하는 측면도 바로 그러한 재난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신속한 대비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정부와 서울시 모두 규정 탓만 하다 뒷북 대처를 한 셈입니다.
정부는 이번 참사로 드러난 보고 등 재난 안전 관리 체계를 전반적으로 개편하는 종합대책을 연말까지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황정호입니다.
영상편집:최정연/그래픽:노경일 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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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호 기자 (yellowcar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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