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현판 갑자기 교체…정치적색 때문?
[KBS 강릉] [앵커]
강릉의 허균·허난설헌 기념관 현판이 개관 이후 15년 만에 지난달(10월) 말 새로운 글씨체로 교체됐습니다.
강릉시는 글씨체에 정치색이 있다는 일부 민원에 따랐다는 입장인데, 논란이 예상됩니다.
김보람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홍길동전을 지은 허균의 혁신 사상을 선양하고, 여류시인 난설헌 허초희의 문화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허균·허난설헌 기념관입니다.
목조 건물 입구에 내걸린 기념관 현판이 최근 바뀌었습니다.
2007년 기념관 개관 당시 고(故) 신영복 교수가 직접 쓴 글씨를 새겨 만든 현판 대신 새로운 서체가 새겨졌습니다.
15년 가까이 기념관 입구를 지켜온 현판이 이제는 체험관 한편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강릉시는 기존 현판 글씨를 쓴 신 교수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인물이라고 문제를 제기한 민원이 있어 현판을 교체했다고 밝혔습니다.
정치성이 배제된 지역 순수 예술가의 서체로 바꿔 현판을 교체했다는 건데, 언제부터 얼마나 많은 민원이 접수됐는지는 명확히 답하지 못했습니다.
신 교수에게 현판 글씨를 부탁한 시민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입니다.
왜 갑자기 정치적 문제로 확대됐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유선기/강릉시 구정면 : "기념관이 세워질 때부터 있었던 글씨이고, 심지어는 박근혜 정부, 많은 정부가 지나갔습니다마는 아무도 거기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거든요."]
실제로 신 교수의 글씨체는 지역 소주 로고에 활용되는 등 대중적으로도 꽤 익숙한 서체입니다.
강릉시가 강릉의 대표 관광지 가운데 하나인 허균·허난설헌 기념관 현판을 정치적으로 해석한 데 대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을 전망입니다.
KBS 뉴스 김보람입니다.
촬영기자:최진호
김보람 기자 (bogu0602@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