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국가 배상 가능할까?...수사 결과가 관건
[앵커]
350명이 넘는 희생자와 피해자를 낸 이태원 참사에서 경찰과 소방, 지자체의 부실 대응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미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 배상 소송 움직임이 시작됐는데 공무원의 책임 소재가 명확해야 하는 만큼 경찰 수사 결과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임성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발생 4시간 전부터 위험 상황을 예고한 112신고 11건이 접수됐습니다.
구체적인 '압사 위험'을 알리는 표현만 9번에 달했지만, 경찰의 조치는 미흡했습니다.
용산구청은 핼러윈 기간 10만 명이 넘는 인파가 예상됐지만, 안전 관리를 위한 대책은 소홀히 했습니다.
참사 초기에는 주최자가 없는 행사였다며 책임 회피에만 급급했습니다.
이처럼 각 정부 기관의 총체적 부실 대응 정황이 드러나면서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 배상 소송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동훈 / 법무부 장관 (지난 7일) : 방어적으로 할 문제가 아니고 국가가 잘못했으면 국가가 배상해야 해야 하는 겁니다. '팩트'에 따라 진행돼야 할 문제이고….]
소송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공무원들의 직무상 위법과 참사 희생자·피해자 사이의 인과 관계를 입증하는 겁니다.
참사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필요한 조치를 다 하지 않았다는 걸 분명히 규명하는 게 관건입니다.
[오민애 / 변호사 : 당일 경찰이나 서울시, 용산구를 포함한 지자체에선 인파가 몰릴 거를 예견할 수 있었고, 이에 대한 안전 대책을 마련했어야 했는데 조처하지 않은 것들이 확인됐기 때문에….]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오원춘 사건에서 재판부는 112신고를 받은 경찰의 미흡한 대처와 피해자 사망 사이 인과 관계를 인정해 유족에게 9천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우면산 산사태 유족이 제기한 소송에서도 재판부는 서초구가 사전에 산사태 주의보와 경보를 발령하는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면서 4억7천여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는 결국 수사 과정에서 충분히 입증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한 현직 판사는 상당수 입건자에게 적용된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는 공무원의 과실과 사상자 사이 인과 관계를 전제로 한다며, 실제 기소까지 이어진다면 국가 배상 관련 재판에서도 주요 근거가 될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국가배상 청구인단 모집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수미 / 변호사 (국가배상 청구인단 모집) : 국가가 어떤 행위를 국민의 안전과 재산의 보호 의무를 방기함으로 인해서 일어났다고 생각하고, 피고를 우선 대한민국, 대한민국 안에 행정안전부와 경찰이 포함되겠죠. 서울시, 용산구로 정하고서….]
이에 따라 경찰 특별수사본부가 각 기관 책임자에 대해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YTN 임성재입니다.
YTN 임성재 (lsj6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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