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직원에 이어 대포통장까지…끝없는 의혹
[KBS 울산] [앵커]
KBS울산은 수년간 관행처럼 반복되어온 구청 청소 용역 업체들의 각종 비리 의혹을 연속 보도하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회삿돈을 빼돌리기 위해 대포 통장까지 동원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최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울산 동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생활 폐기물이나 음식물 쓰레기 등을 수거하는 업체입니다.
실제 일하지 않은 이른바 '유령 직원'에게 수 억 원의 임금을 지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현재 경찰 수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업체가 직원 명의의 통장까지 빌려 회삿돈을 가로챘다는 내용의 고발장이 경찰에 추가 접수됐습니다.
[청소용역업체 직원/음성변조 : "입사하고 얼마 안 돼가지고 사장님이 월급 통장 말고도 계좌가 있으면 하나 달라, 개인적으로 쓸 일이 좀 있으니까 달라고 그러더라고요."]
해당 통장의 거래 내역을 확인해봤습니다.
급여나 상여금을 지급하는 날마다 업체 명의 등으로 일정한 금액의 돈이 들어왔다 며칠 뒤 빠져나갔습니다.
이런 식으로 2017년 3월부터 2020년 7월까지 통장을 스쳐간 돈은 1억 2천여 만 원.
통장 주인은 최근까지도 이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업체 직원/음성변조 : "다른 대가나 이런 건 아무 것도 오간 것도 없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냥 통장이 필요하다고 그래서…."]
업체 측은 직원에게 통장을 빌린 이유와 출금한 돈의 사용처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업체 대표/음성변조 : "경찰서에서 다 조사를 하고 있는 거니까…."]
문제는 해당 업체가 내년에도 동구와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당장 다음 달 입찰이 진행되는데, 경찰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입찰을 제한하기 어렵고, 한 업체가 오랫동안 일을 맡다보니, 필요한 장비와 인력을 갖춘 업체가 새로 입찰에 뛰어들기도 쉽지 않다는 게 구청의 입장입니다.
누구도 청소 용역 업체의 부정과 비리를 바로잡지 못하고 있는 사이, 주민들이 낸 세금은 업체들의 배를 불리는 데 쓰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최진백
최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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