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민 여배우, 히잡 벗고 쓴 세 글자…"여성, 삶, 자유"

심재현 기자 2022. 11. 10.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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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국민 배우' 타라네 알리두스티(38)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히잡을 벗은 모습을 공개하며 '히잡 의문사'로 촉발한 반정부 시위에 연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여성, 삶, 자유'는 아미니 사건 이후 이란 전역에서 일어난 반정부시위의 대표 슬로건이다.

쿠르드족 출신 이란 래퍼 사만 야신은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뒤 지난달 29일 사형을 선고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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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배우 타라네 알리두스티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사진. /인스타그램 taraneh_alidoosti 캡처


이란의 '국민 배우' 타라네 알리두스티(38)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히잡을 벗은 모습을 공개하며 '히잡 의문사'로 촉발한 반정부 시위에 연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알리두스티는 9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히잡을 벗어 긴 머리를 늘어뜨린 채 소수 민족인 쿠르드족 언어로 '여성, 삶, 자유'라고 적은 종이를 든 사진을 올렸다. 지난 9월13일 이란 수도 테헤란 도심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가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가 쿠르드족 출신이다.

'여성, 삶, 자유'는 아미니 사건 이후 이란 전역에서 일어난 반정부시위의 대표 슬로건이다. 현재 이란에서는 아미니의 죽음으로 촉발된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7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란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이번 시위로 미성년자 46명을 포함해 318명의 시위 참가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집계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알리두스티는 10대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 '이란의 내털리 포트먼'이라고 불린 이란 영화계 간판스타다. 2017년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영화 '세일즈맨'에 주인공으로 출연했고 올해 칸영화제에서 경쟁부문에 오른 사에드 루스타이 감독의 '레일라의 형제들'에서도 주연을 맡았다.

알리두스티는 그동안 인권 문제에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2016년 칸영화제 수상 관련 기자회견에서 그가 페미니즘 지지를 상징하는 문신을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자 "페미니스트가 맞다"며 "페미니즘은 성별과 관계없이 모든 인간이 권리와 개성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라고 대응했다.

정부가 2019년 유가 인상을 계기로 벌어진 반정부 시위를 폭력 진압하자 "우리는 시민이 아니라 포로"라고 비판했다.

알리두스티는 이달 초 올린 게시글에서 배우 일을 중단하고 시위를 하다 목숨을 잃거나 구금된 사람의 가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란 여배우로는 처음으로 히잡을 벗은 모습을 공개하며 정부를 비판한 카타윤 리아히는 보안군에 집 수색을 당하고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쿠르드족 출신 이란 래퍼 사만 야신은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뒤 지난달 29일 사형을 선고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축구선수 호세인 마히니와 영화감독 마니 하기기는 시위대 지지 의사를 밝혔다가 각각 구금, 출국 금지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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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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