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월 물가 7.7%, 8개월만에 8%대 깨져… 금리 속도조절 힘 받나
미국의 10월 소비자 물가가 1년 전보다 7.7% 올랐다고 미국 노동통계국이 10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월가의 전망치(7.9%)보다 소폭 낮았다.
지난 3월 이후 7개월 연속 이어진 8% 이상의 고물가 행진이 멈추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미국 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41년 만에 최고치인 9.1%를 기록한 뒤 8.5%(7월), 8.3%(8월), 8.2%(9월), 7.7%(10월) 순으로 4개월 연속 낮아졌다.
10월 소비자 물가는 전월 대비로도 0.4% 상승해 월가의 전망치(0.6%)보다 낮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뺀 근원 소비자 물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은 6.3%로서 40년만에 최고치였던 9월(6.6%)보다 낮아졌고, 전망치(6.5%)를 밑돌았다.
품목별로도 소폭이지만 인플레이션이 서서히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 가격은 1년전보다 10.9% 올라 9월(11.2%)보다 다소 낮았다. 휘발유 가격도 17.5% 올라 9월(18.2%)보다 상승세가 꺾였다.
물가가 정점을 찍고 꺾이는 신호가 뚜렷해지면서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았던 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오는 12월에는 금리 인상 폭을 ‘빅 스텝(0.5%포인트 인상)’으로 낮출 가능성이 커지게 될 전망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최종 금리 전망치가 당초 예상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면서도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서는 조절할 수 있다고 언급했었다.
시장 지표를 분석해 기준금리를 전망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툴은 이날 10월 소비자 물가 지수가 발표된 직후 오는 12월 FOMC에서 연준이 빅 스텝을 밟을 확률을 80.6%, 자이언트 스텝을 선택할 확률을 19.4%로 내다봤다. 하루 전만 하더라도 빅 스텝 56.8%, 자이언트 스텝 43.2%였다.
이날 10월 소비자 물가가 발표된 지 한 시간이 지나 개장한 뉴욕 증시에서는 나스닥지수가 개장 초기 4.8% 급등했다. 다우평균도 장 초반 2.2% 올랐다.
유럽에서도 독일 DAX 지수가 보합세를 보이다가 미국 10월 물가가 발표되자마자 급등해 장중 2.6% 올랐다. 프랑스 CAC40도 하락으로 출발했다가 미국의 물가 발표 이후 오름세로 전환해 장중 1.4% 상승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은 “7%대 물가가 나타났지만 여전히 최근 40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최근 급등한 월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미국의 주거비 가격은 10월 6.9% 상승해 9월(6.6%)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한국은행은 오는 24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미국의 최근 물가 추이를 고려할 전망이다. 미국 물가가 8개월만에 7%대로 꺾이면서 한은은 금리를 빠르게 인상해야 한다는 부담을 다소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기준금리가 미국 연 3.75~4%, 한국 연 3%로서 미국이 1%포인트 더 높다.
이번주 들어 7~10일 사이 나흘간 원·달러 환율이 41.7원 급락하면서 원화 가치가 상당 폭 오른 것도 한은이 빅 스텝 대신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만 밟을 확률을 높이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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