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고 공부도 해야 하니 ‘하루가 빠듯’…‘양보다 질’ 과학적 훈련 위한 인프라 절실[학생 선수를 살리자]

김세훈 기자 2022. 11. 10.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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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짧고 굵게’ 방법을 찾아라
학생 선수를 살려야 한다. 이들은 현재 학생인 동시에 미래 선수다. 학생으로서 공부도 해야 하고 예비 선수로서 운동도 해야 한다. 학습과 운동은 충분히 병행할 수 있다. 기성세대가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학습과 운동 공존법은 많다. 학생 선수들이 전문 선수의 꿈을 키우면서 선수가 되지 못했을 때를 대비해 준비도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본다.

학생 선수들은 바쁘고 쪼들린다. 운동도 해야 하고 공부도 해야 한다. 자기 꿈은 전문 선수가 되는 것이지만 학교와 교육부는 학습만 강조한다. 학교와 교육부는 운동 방법과 인프라에는 관심이 없다. 결국 학생 선수들은 학교에서 눈칫밥을 먹으며 운동도, 공부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과학적 훈련법을 마련해야 한다

학생 선수들이 운동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감소하고 있다. 출석 인정 일수도 해마다 준다. 학습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정규 수업 이수도 필수다. 정현우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위원은 “중요한 것은 훈련량이 아니라 질”이라며 “경험에 의존하는 코칭법에서 벗어나 심리학, 생리학, 역학 등에 기반한 과학적 훈련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중학교까지는 기본 교육과정이지만 고등학교부터는 진로 중심 선택과정”이라며 “학생 선수의 효율적 운동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학적 훈련법을 지도자 개인에게 맡기기에는 장소, 시설, 대회 방식 등에서 제약이 많다. 교육당국, 경기단체, 체육회, 지방자치단체가 머리를 맞대야 하는 이유다. 정부는 공공스포츠클럽에 학생 선수 육성을 맡기려 하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스포츠클럽에서는 오랜 훈련과 합숙이 가능하다”며 “그런데 스포츠클럽 학생 선수 관리 규정이 없어 사고 발생 가능성이 무척 높다”고 걱정했다.

■경기단체가 주도해야 한다

과학적 훈련법은 경기단체가 이끌어야 한다. 지도자가 과학적 훈련법을 배워야 좋은 재목을 육성할 수 있다. 정 연구위원은 “스포츠 특화 대학, 경기단체 등이 지도자 교육에 훨씬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는 지도자 단체들이 몇 있다. 대부분 지도자 역량 강화와 교육보다는 노동조합 성격으로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데 머물고 있다. 경기단체가 유소년 시절 연령대별 교육 방향과 지침을 제시하고 대회 운영도 이에 맞춰 해야 한다는 의견도 설득력이 있다. 윤종석 장훈고 축구부 감독은 “대한축구협회가 어떤 선수들을 어떻게 키워낼지 지도 방향을 잡고 정책을 내려야 한다”며 “대학 입학에 맞춰 운영되는 대회 방식도 학생 선수들이 전 연령에 걸쳐 고루 발전할 수 있도록 저학년 리그와 저학년 대회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설 없는 과학적 훈련은 불가능

학생 선수들은 전문 선수를 꿈꾸는 재목이다. 윤 감독은 “기본적으로 학교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며 “성인 위주로 대관되는 공공시설도 학생 선수에게 우선 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임성철 운산고 체육교사는 “낙후된 교내 시설을 개·보수해서 더 안전하고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송애정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위원은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가 운동부 있는 대학에 지원금을 주고 있으니 대학 시설을 고교 학생 선수들에게 빌려주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전문 시설 건립을 주장하는 의견도 많다. 유지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은 “지자체가 관내에 다양한 종목의 학생 선수들이 날씨, 시간 등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전문 시설을 지어주는 걸 검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정현우 연구위원은 “정부가 매년 수천억원을 지원해 지방에 공공체육시설을 짓고 있다”며 “재원을 더 확보해 전문 선수용 시설 신축에 써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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