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아기 심정지..."아침부터 숨 못 쉬었는데 오후에 119 신고"

[앵커]

9개월 된 아기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는데, 심각한 영양실조 증상 등을 보이며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

경찰은 신고자인 어머니가 평소에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뒤늦게 신고한 거로 보고 학대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법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양동훈 기자입니다.

[기자]

구급차가 골목길로 들어오고, 구급대원들이 건물에 들어갑니다.

잠시 뒤 들것에 실려 나온 아이를 태우고 병원으로 출발합니다.

[동네 주민 : 점심 때쯤에 그냥 여기 앞에서 계속 왱왱대는 것만 들었습니다. 사이렌이 계속 돌아가고 시끄러웠어요, 조금.]

아기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는 심정지 상태에 빠진 9개월 된 남자아이를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아이를 진찰한 의사가 영양실조 증세를 확인하고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아이는 의식을 찾지 못한 채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

경찰은 아이 어머니인 30대 A 씨를 학대 혐의로 긴급 체포했습니다.

A 씨는, 오전 10시쯤부터 아이가 숨을 제대로 못 쉬어 CPR(심폐소생술)을 실시했는데 오후 1시 50분쯤 또 이상 증세를 보여 119에 신고했다고 진술한 거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이유식을 계속 토했고, 그 때문에 보리차나 이온음료를 자주 먹였을 뿐 학대한 건 아니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A 씨는 구속 영장 실질심사를 위해 호송차량에 탄 채 법원에 출석했고, 차 안에서 몸을 숨긴 채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았습니다.

[A 씨 : (아이 학대한 혐의 인정하시나요?) …. (아이 왜 바로 병원에 안 데려가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

최근 돌도 지나지 않은 아기들이 숨져 부모가 학대나 방임 혐의로 체포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만 해도 광주에서 5개월 아이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20대 부모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고, 인천에서는 아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친모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아이가 왜 심정지 상태에 빠지게 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병원에 정밀 진단을 의뢰했습니다.

A 씨 지인들에 대한 조사 등을 통해 학대 혐의 수사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YTN 양동훈입니다.

YTN 양동훈 (yangdh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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