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 다룬 드라마, 찰스 3세는 곤혹스럽다
왕세자비와 불화·이혼 그려
나쁜 남편 이미지 상기 우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의 인기 드라마 <더 크라운>(사진)의 새 시즌이 공개되면서 지난 9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서거로 왕위를 물려받은 찰스 3세가 난처한 처지에 빠졌다.
영국 왕실의 내밀한 이야기를 다루는 <더 크라운>은 넷플릭스를 대표하는 드라마 시리즈다. <더 크라운>의 이전 시즌은 윈스턴 처칠 등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진 인물들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졌지만 9일(현지시간) 공개된 시즌 5에는 대다수가 여전히 살아 있는 인물들이다. 특히 이번 시즌에서는 1990년대를 배경으로 왕세자 시절의 찰스와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불화와 이혼 등 불행한 결혼생활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와 화려한 장례식, 뒤이은 찰스 3세의 즉위로 영국 왕실에 대한 관심이 커진 지금이 새 시즌을 공개하기에 더없이 적절한 시점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그러나 “이제 막 즉위한 찰스 3세 입장에서는 시청자들에게 한때 그가 나쁜 남편이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킬 드라마가 방영되는 것은 매우 곤혹스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런던시티대 왕실사 전문가 안나 화이트록 교수는 WP에 “‘새 시즌은 찰스 3세와 커밀라 왕비가 자리를 잡으려는 시점에 방영을 시작했다”며 “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드라마 제작진이 극적 재미를 위해 허구로 지어낸 부분을 시청자들이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2016년 11월부터 방영을 시작한 <더 크라운>은 이미 여러 차례 왜곡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넷플릭스는 이와 관련해 최근 <더 크라운> 시즌 5 공식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작품 내용이 허구라고 고지하기도 했다.
최근 영국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0%만이 <더 크라운>에서 묘사된 이야기들을 정확한 사실로 받아들인다고 답했다. 그러나 18~24세 응답자들의 경우 사실로 받아들인다는 응답이 65세 이상에 비해 약 3배 많았다.
WP는 “찰스 3세가 얼간이로 비칠 경우 이는 전 세계에 영국의 소프트파워나 왕실의 미래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인의 사랑을 받은 엘리자베스 2세와 달리 찰스 3세에 대한 영국인들의 선호도는 44%에 불과하다. 찰스 3세 부부는 이날 요크를 방문했다 23세 남성이 던진 계란에 맞을 뻔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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