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용, 유동규에 이재명 대선 경선자금 독촉했다”

이혜리·김송이·이보라·허진무 기자 2022. 11. 10. 21:4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용 공소장 입수
2020년 9월부터 김만배에 대장동 개발이익금 수회 요구
“자금 마련할 테니 사업 편의 봐달라”는 남욱 요구 ‘수용’
이 대표 공범 적시 안 했지만 57번 언급…김 부원장 “허구”

검찰이 ‘불법 대선자금 수수’ 혐의를 받는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사진)의 공소장에 김 부원장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에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경선자금을 독촉했다고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사업 편의를 봐달라는 대장동 개발업자 남욱 변호사의 요청을 김 부원장이 수용했다고 봤다. 김 부원장은 “검찰의 창작 소설을 절필시키겠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10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의 김 부원장 공소장을 보면, 검찰은 김 부원장과 유 전 본부장, 정진상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이 이 대표의 대선 경선자금 조달 방법으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대장동 개발이익을 받는 것을 우선적으로 염두에 뒀다고 판단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수회에 걸쳐 김씨에게 대장동 수익금을 달라고 요구했다. 유 전 본부장과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는 김씨로부터 돈을 받아올 수 있는 방안 4가지를 마련하기도 했다.

김씨는 대장동 사업 지분 24.5%가 김 부원장과 유 전 본부장, 정 실장 등에게 귀속되는 것임을 인정하고 428억원을 지급하겠다고 하면서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검찰은 적었다.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을 구체적인 지급방안을 모색 중’이라는 이유를 댔다고 했다.

대선이 약 1년 앞으로 다가온 지난해 2~3월이 되어서도 김씨가 경선자금으로 쓸 돈을 주지 않자 김 부원장이 유 전 본부장에게 돈을 재차 요구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이재명의 대선 예비 캠프에서 조직을 맡아 광주 등 남부 지방을 돌고 있는데 자금이 필요하다’며 대선 경선 준비자금 마련을 독촉했다고 공소장에 썼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김 부원장의 요구를 남 변호사에게 전달하면서 자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남 변호사는 ‘자금을 마련해줄 테니 대신 향후 이재명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김용, 정진상 등을 통해 안양 박달동 탄약고 부대 이전 사업, 부동산신탁회사 설립 허가 등에 관해 편의를 봐 달라’며 유 전 본부장의 요청을 승낙했다고 검찰은 기재했다. 공소장에는 “유 전 본부장은 김 부원장에게 남 변호사의 요구사항을 전달하며 남 변호사가 경선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해줬고, 김 부원장도 이를 수용했다”고 적혀 있다.

검찰은 이 대표를 공범으로 적시하지 않았지만 공소장에는 ‘이재명’이 57번, ‘정진상’이 24번 등장한다. 김 부원장을 구속기소한 지 하루 만인 지난 9일 정 실장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두 측근의 혐의와 이 대표 간 연결고리를 찾고 있다.

김 부원장은 입장문을 내고 “공소사실은 허구”라고 밝혔다. 김 부원장은 “대장동 사업에 관여한 사실도 없고 대장동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준 사실이나 이익을 분배받기로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다.

정 실장도 입장문에서 “검찰정권의 정적 사냥은 실패할 것이고, 끝내 이재명의 결백함은 드러날 것”이라며 “검찰은 삼인성호로 없는 죄를 만들고 있지만,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고 했다. 또 “단언컨대 그 어떤 부정한 돈도 받은 일이 없고, 부정한 결탁을 도모한 사실도 없다”며 “482억 약정설도, 저수지 운운 발언도 그들의 허구 주장일 뿐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이혜리·김송이·이보라·허진무 기자 lhr@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