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세요” 이태원 투입 구급대원, 만취 부사관에 폭행 당해
전종헌 2022. 11. 10. 21:39
“숨쉬기 힘들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원 2명이 되레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태원 현장에 투입됐던 구급대원들인데 참사 트라우마를 추스르기도 전에 취객 구조 요청을 받고 출동했다가 봉변을 당했다.
10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에 따르면 경기 고양소방서 소속 구급대원 2명은 이태원 참사 이틀 뒤인 지난 1일 “숨쉬기 힘들다”는 30대 A씨의 신고를 받고 고양시 덕양구의 한 아파트로 출동했다.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자택 현관문 앞에 쓰러져 있던 A씨를 발견하고 제대로 호흡할 수 있도록 응급조치를 취했다.
그런데 당시 상황이 담긴 JTBC가 공개한 CCTV 영상을 보면 응급조치를 받은 A씨는 느닷없이 구급대원의 목을 조른다.
동행한 구급대원이 “하지 마세요. 선생님, 폭행하지 마세요”라고 말리지만, A씨는 욕설을 하며 “너 이게 뭐 때문에 그러는지 아니? 야 뛰어, 뛰어 빨리빨리”라고 횡설수설한다.
그렇게 A씨는 10분 가까이 폭행을 이어갔다. A씨는 육군 소속 부사관으로 만취한 상태였다.
결국 구급대원들은 아래층으로 대피했고 다른 집 문을 두드리며 “잠깐만 도와주세요. 문 좀 열어주세요. 119예요. 죄송한데 잠깐만 있을게요. 경찰 올 때까지만. 술 취한 사람이 폭행해서” 등 도움을 요청했다.
폭행을 당한 구급대원 한 명은 십자인대가 파열됐다.
소방 당국은 해당 부사관을 군사경찰에 넘길 예정이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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