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힐만하면 ‘낙하산’...에너지공기업 수장에 與출신 전문성 논란

송광섭, 박동환 2022. 11. 10.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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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公 최연혜, 난방公 정용기 등
정치인 출신 줄줄이 내정
‘전문성 결여’ 비판 제기
당사자들 “국회서 경험 쌓아”
한국가스공사 본사 사옥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국내 주요 에너지 공기업 사장에 정치인 출신들이 잇달아 내정됐다. 전세계적으로 에너지 위기가 커지는 가운데 전문성이 부족한 인사들이 제대로 대응할 수 있겠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일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최연혜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을 신임 사장에 선임한다고 가스공사에 통보했다. 가스공사는 내주 이사회를 거쳐 다음달 초 주주총회에서 최 전 의원을 정식 선임할 예정이다. 최 전 의원은 지난 1차 신임 사장 공모 때도 지원했다. 당시 면접관들이 전문성 부족 등을 이유로 낮은 점수를 주면서 최종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산업부는 최종 후보 가운데 적임자가 없다며 재공모를 결정했고 이후 최 전 의원이 2차 공모에 다시 지원했다.

최 전 의원은 한국철도대학 교수 출신으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을 지냈다. 2016년 당시 새누리당 소속으로 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의원 시절에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을 맡았다. 지난 대선 때는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도 이달 18일 주주총회를 열고 정용기 전 새누리당 의원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한다. 정 전 의원은 2006년 대전 대덕구청장을 지낸 뒤 19·20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당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와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 등을 맡았다. 또 한국수력원자력은 최근 최익규 전 한나라당 지역구 사무국장을 상임감사에 선임하기도 했다. 에너지 분야와 관련된 경험이 적은 정치인 출신들이 주요 에너지 공기업 경영진에 오르면서 낙하산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 전 의원은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국회 과방위 간사 시절 원자력발전부터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관심을 가졌다”며 “정책위의장 때도 에너지 분야 정책을 두루 다룬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 전 의원은 선임 배경에 대해선 “아직 인선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밖에도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문화트렌드선도위원장을 지낸 김세원 전 가톨릭대 융복합전공 교수는 최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원장에 선임됐다. 사장 공모 절차를 밟고 있는 한국도로공사에는 함진규 전 새누리당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영애 전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9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상임감사에,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김쌍우 전 부산시의원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상임감사에 각각 선임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에너지 전문가는 “임원추천위원회 등에서 추진력과 정치권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정치인 출신을 내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전문성이 부족하면 기업을 경영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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