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전용기 불허’ 통보…“국익 차원” vs “언론자유 제약”
[앵커]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을 이틀 앞두고 대통령실이 갑자기 MBC 취재진을 전용기에 태우지 않기로 했습니다.
왜곡·편파 보도를 막기 위해 불가피하다고 했는데, MBC는 언론 자유를 심각히 제약하는 행위라고 유감의 뜻을 밝혔습니다.
먼저 박민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윤석열 대통령 출국을 이틀 앞둔 어젯밤(9일) 9시쯤.
대통령실이 MBC측에 '전용기 탑승 불허'를 문자로 통보했습니다.
"전용기 탑승은 취재 편의를 제공해오던 것"이라며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 편파 보도가 반복돼 온 점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했습니다.
지난 순방 때 바이든 미 대통령 만남 직후 일어난 비속어 논란을 보도하면서, MBC가 자막을 조작했고 이를 시정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오늘/출근길 문답 : "국민들의 세금을 써가며 이런 해외 순방을 하는 것은 그것이 중요한 국익이 걸려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받아들여 주시면 되겠습니다."]
결국 MBC 보도가 국익을 훼손했다는 건데, MBC는 유감 입장을 밝혔습니다.
"언론 자유를 심각히 제약하는 행위", "군사독재 시대에도 찾아볼 수 없던 일이라고 했습니다.
또 전용기라는 공공재산을 사유재산처럼 인식하는 등 공적 영역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것 아니냐며 민항기를 이용해 이번 취재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단도 언론사가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데, 특혜를 베푸는 듯 '취재 편의 제공' 개념으로 접근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며 강한 유감과 함께 조속한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번졌습니다.
민주당은 치졸하고 황당한 언론 탄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국제 외교무대에서 자신이 비속어를 내뱉어 평지풍파를 일으켰으면서도 뒤끝 작렬, 소인배 같은 보복 행위마저 이어갑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언론 통제가 아니라고 엄호했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대위원장 : "언론인에게도 책임 의식이 있어야 되는 것입니다.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할 때 다른 언론에게 피해를 줄 수 있고, 국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이죠."]
다만 일각에선 "자유라는 헌법 가치를 대통령 스스로 훼손하는 결정"이다, "도를 넘어 감정싸움으로 가고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KBS 뉴스 박민철입니다.
촬영기자:윤희진 권순두 윤대민/영상편집:안영아
박민철 기자 (mcpar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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