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직후 재난문자 발송 지시…용산구, 78분간 묵살

황정호 2022. 11. 1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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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목요일 kbs 9시 뉴스입니다.

재해나 사고를 알리는 '긴급 재난문자'는 가장 신속하게 국민 안전을 챙길 수 있는 수단이자 사고 수습의 시작입니다.

이태원 참사 당일 제대로 작동했는지 점검해봅니다.

행정안전부는 사고 38분 만에 재난문자 발송을 지시했고, 서울시와 용산구가 재난문자를 보내는데는 여기서 1시간 넘게 더 걸렸습니다.

첫 소식, 황정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태원 참사 당일, 행정안전부는 국가재난관리시스템을 통해 서울시와 용산구에 재난문자를 보낼 것을 지시합니다.

밤 10시 53분입니다.

서울시도 행안부 지시에 따라 용산구에 재난문자 발송을 요구하려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습니다.

11시 27분에 용산구 재난문자 담당자와 전화 연결이 돼 문자 발송을 요청했지만 발송은 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서울시는 긴급한 상황임을 고려해 11시 56분, 행안부 지시 1시간 넘게 지나서야 첫 재난 문자를 발송했습니다.

용산구는 서울시 문자 발송 이후 15분이 지난 다음 날 0시 11분에야 재난 문자를 보냈습니다.

소방에 처음 참사 신고가 접수된 10시 15분 이후 2시간 가까이 된 시점이고, 행안부의 지시 78분만입니다.

늑장 대처에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이 거세지만 용산구는 수사 중이라는 말만 반복합니다.

[용산구 관계자/음성변조 : "이게 수사 중인 사항이라... 저희도 지금 아마 내부적으로 지금 계속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행안부의 재난문자 운영 지침을 보면 재난 발생 시 해당 자치구에서 재난 문자를 발송하고, 2개 이상 자치구에서 발생한 재난에 대해서 서울시 등 시·도지사가 보내게 돼 있습니다.

[김성호/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 "시도와 시군구에 권한을 줘서 운영하는 측면도 바로 그러한 재난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신속한 대비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정부와 서울시 모두 규정 탓만 하다 뒷북 대처를 한 셈입니다.

정부는 이번 참사로 드러난 보고 등 재난 안전 관리 체계를 전반적으로 개편하는 종합대책을 연말까지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황정호입니다.

영상편집:최정연/그래픽:노경일 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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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호 기자 (yellowcar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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