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장제원 “주호영 걱정된다”
주 원내대표 향해 불만 표출
주호영 측 “야당 막아” 항변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강경 대응 일변도인 윤석열 대통령을 견인하지 못하고 휩쓸리고 있다.
당내에선 ‘이태원 핼러윈 참사’ 후 성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친윤석열계에서도 “장관이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면 안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이 장관을 조문에 대동하고 신임 의지를 드러낸 후 사퇴론은 잦아들었다.
사퇴론 빈자리는 음모론이 채웠다. 당 ‘이태원 사고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이만희 의원은 지난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에서 참사 현장에서 아보카도 오일을 뿌려 사람들을 미끄러지게 했다는 온라인상 의혹을 활용해 “각시탈 쓴 사람들이 특정 정당 관계자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9일 운영위 회의에서 “대통령 탄핵 시위대에 있던 사람들이 해산하고 이태원 쪽으로 몰려왔단 말이 있다”고 참사 원인과 시위를 연결지었다.
대통령 눈치만 보는 의원들
이상민 사퇴론에는 ‘음모론’
MBC 사태엔 사석서만 부글
야권이 추진하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도 본회의에서 통과될 거라면 초반에 개입하자는 협상론도 있지만 대통령실 눈치를 보느라 얘기도 꺼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8일 대통령실 국감에서 ‘웃기고 있네’라고 필담을 나누다 퇴장당한 것을 두고 윤 대통령이 친한 의원들에게 전화해 화를 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퇴장을 지시한 주호영 원내대표가 궁지에 몰리기도 했다.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은 10일 “(주 원내대표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걱정된다”고 했다. 장 의원은 본회의 중 “주 원내대표에게 원내지도부 (역할을) 한번 더 준 건 정기국회를 잘 돌파하고, 야당의 공세를 막고 성과를 내자, 그래서 경륜이 필요한 것 아니겠나”라며 “지금 드러난 걸 보면 좀 걱정이 된다”고 했다. 장 의원은 “의원들과 통화했는데 부글부글하더라”며 “당원들이 모욕감 느낀 것 아니냐는 감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윤 대통령이 주 원내대표의 퇴장 조치 이후 가까운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불만을 표했다는 보도는 “가짜뉴스”라며 선을 그었다. 주 원내대표에 대한 당내 불만 기류를 전하면서도 윤 대통령 부담을 줄이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주 원내대표 측은 “퇴장 조치라도 했으니 야당이 이 정도로 그친 것”이라고 항변했다.
대통령실의 MBC 취재진 전용기 탑승 불허 조치에 대해서도 의원들은 “말도 안 되는 얘기” “대통령실이 똥을 싸고 당에 치우라고 한다” 등 불만의 목소리가 많았지만 공개 발언이나 공식적인 문제 제기로 이어지진 않았다.
윤 대통령에게 할 말을 하지 못하는 여당 분위기를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온다. 강골 성향에 국민의힘에 빚진 것이 별로 없는 윤 대통령, 대통령 힘이 강한 정권 초의 시기적 요인, 전당대회와 총선을 앞두고 ‘윤심’을 얻어야 하는 의원들 처지, ‘이준석 찍어내기’ 후 조성된 당내 사정정국 등이 요인으로 거론된다.
‘민본21’(18대 국회 초선 모임)처럼 소장파 모임도 없다. 수도권 지역구 의원들이 민심에 민감하고 당내 견제 세력의 중심을 이루는데, 지난 총선 대패로 서울 강남 3구 외엔 수도권 의원이 손에 꼽을 정도라는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유승민 전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권의 이태원 참사 대응 문제를 지적하면서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끝내 민심을 깨닫지 못하고 역주행한다면 여당이라도 정신차려야 한다”며 “국민의힘이라면 국민의 편에 서야지 그깟 공천 협박 때문에 권력에 아부해선 안 된다”고 했다.
조미덥·유설희·조문희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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